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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떨어진 상대 향해 보도블록 조각 들었다 놨다면?…"특수협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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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만취해 인도에서 행패를 부리고 이를 말리던 행인을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재판에서 보도블록 조각을 단순히 들었다가 내려놓은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그것만으로도 '협박'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이동욱 부장판사는 특수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49)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8월24일 오후 11시45분쯤 서울 동대문구의 길거리에서 행인 B씨(47)에게 돌멩이와 보도블록을 던질 것처럼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술에 취해 길거리에 있던 쓰레기 봉투를 발로 차고 있었는데 갑자기 B씨가 다가와 말려서 화가났다"며 "화가 난 마음에 보도블록을 들었다가 내려놓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든 돌멩이는 크기가 4㎝ 정도로 작아 위험한 물건이 아니다"며 "보도블록 또한 10m가량 떨어진 상태에서 한 번 들어 올렸다 바로 바닥에 내려놓았기 때문에, 범행에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재판부는 A씨가 피해자 B씨를 협박할 용도로 보도블록을 사용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A씨가 십여 분간 때릴 듯한 동작으로 B씨에게 다가간 점, 보도블록 조각을 들었을 때 B씨가 뒷걸음질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 도구로 사용한 '돌멩이' 또한 사회통념상 위험한 물건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위험한 물건은 흉기가 아니더라도 사람의 생명·신체에 해를 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일체의 물건을 포함한다"며 "위험한 물건의 '휴대'는 범행 현장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몸 또는 몸 가까이에 소지하고 있는 것으로, 반드시 범행 이전부터 몸에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이어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보면 A씨는 화단 쪽에서 돌멩이를 집어들고 B씨를 향해 상당히 빠른 걸음으로 다가섰고, 이에 B씨는 빠른 걸음으로 뒷걸음치는 모습이 보인다"며 "A씨가 든 돌멩이의 크기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범행 전부를 부인하면서 반성하지 않고, 과거에도 두 차례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과도 있다"면서도 "피해자와 합의한 점,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는 없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