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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도 없이" 中, 하이난 코로나 봉쇄..한국 관광객 등 8만명 발 묶였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8 06:50

수정 2022.08.08 07:20

[서울=뉴시스] 6일 중국 하이난섬 싼야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출처:CNN) 2022.08.07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6일 중국 하이난섬 싼야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사진출처:CNN) 2022.08.07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대표적 관광지 하이난(海南) 섬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6일 전격 봉쇄된 가운데 관광객 8만 명이 현지에서 고립됐다.

7일 관영 중국중앙(CC)TV 및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하이난성 남부 해안 도시인 싼야 시 당국은 전날 아침 6시부터 도시 전체에 봉쇄령을 내렸다. 싼야는 고급 리조트와 호텔이 몰린 여행 중심지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전에는 중국 관광객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하이난 지역은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지역으로 부상했다.
당국에 따르면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간 하이난의 누적 신규 확진자 수는 총 1140명으로 특히 6일 일일 신규 확진자는 역대 최고 수준인 483명을 기록해 중국 전체 신규 확진자(736명)의 56%를 차지했다. 이 같은 감염세가 계속되자 중국 당국은 확산 방지를 위해 시행하는 강력한 방역 정책인 '제로코로나'의 일환으로 전면 봉쇄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시민과 관광객의 이동을 금하고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지시했다. 도시 내 모든 대중교통은 물론이고 '싼야국제면세성(cdf몰)' 등 대형 쇼핑몰도 운영이 중단됐다. 외부 도시와의 통행도 금지됐다. 당국은 이번 봉쇄 조치가 언제 해제될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중국 항공데이터 제공업체 베리플라이트에 따르면 7일 기준 싼야 펑황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의 80% 이상이 취소됐다. 기차도 전면 중단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도시 밖으로 향하는 차량 역시 검문소에서 제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일주일간 총 5번의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도시를 떠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중국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에는 싼야공항에서 비행기가 취소돼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관광객 수십 명이 모여 당국 관계자에게 항의하는 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싼야 시 당국이 항공사에 관광객들을 태우지 말라고 요구한 탓이다. 이에 8만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싼야를 떠나지 못하고 숙박시설 등에 격리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숙박시설을 구하지 못해 일부 관광객은 공항 터미널 바닥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현지 호텔 측은 예고 없이 진행된 봉쇄에 항의한 관광객에게 "불만이 있으면 정부에 항의하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봉쇄로 중국 관광 산업이 다시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엄격히 제한된 상황에서 많은 관광객이 면세 혜택을 위해 하이난을 방문하면서 이 일대의 면세 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FT는 "관광업을 통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려던 중국 정부의 노력이 다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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