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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공급 1위 호주, 수출제한 검토…亞 에너지대란 '긴장'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08 18:17

수정 2022.08.08 18:17

우크라 사태로 유럽發 수요 폭증
자국서도 'ADGSM' 발동 권고
현물시장 값비싼 LNG 유럽 독식
아시아 국가들 구매 경쟁서 밀려
방글라데시·파키스탄은 이미 퇴출
아시아에 막대한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하는 호주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유럽발 수요 증가로 LNG 재고가 급감하면서 수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처럼 장기 계약으로 LNG를 사가는 국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LNG 가격 자체는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7일(이하 현지시간) 호주 LNG 업계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호주 불공정거래 규제당국인 호주경쟁소비자위원회(ACCC)는 지난 1일 내년 호주 동부해안에 천연가스 공급량이 56페타줄(약 20만5000t) 부족할 수 있다며 호주 정부를 상대로 '호주 내 가스 안정 메커니즘(ADGSM)' 발동을 권고했다. ADGSM은 지난 2017년 도입된 제도로 필요할 경우 LNG 수출업자들이 생산하는 가스를 국내 시장으로 돌리도록 강제하는 규정이다.

호주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1위 LNG 수출국이었다.
2위는 카타르, 3위는 미국이었으며 4위가 러시아였다. 주로 러시아에서 천연가스를 수입하던 유럽 국가들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러시아 제재로 인해 새로운 천연가스 구입처를 찾고 있다. LNG 가격은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약 80%가량 올랐다.

유럽 국가들은 특히 호주로 몰려들고 있다. 호주에서 LNG를 구입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물건을 가져가지만 일부 남는 물량은 현물 시장에서 거래된다. CNBC는 유럽 국가들이 현물 시장에서 비싼 가격에 LNG를 구입하면서 가격 경쟁에서 밀린 아시아 국가들은 현물 시장에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미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의 샘 레이널드 애널리스트는 이미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이 호주 LNG 현물 시장에서 손을 뗐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기준으로 3900만t의 LNG를 수입했다. 이는 일본과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물량이다. 한국이 가장 많은 LNG를 수입하는 국가는 카타르(22.7%)였으며, 이어 호주(19.9%)와 미국(14.4%) 순이었다. 레이널드는 "LNG 수출 제한은 장기계약으로 팔리지 않는 물량에 한해 이뤄질 것"이라며 "LNG의 70∼80%를 장기계약으로 구매하는 한국, 일본, 중국 같은 수입국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LNG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레이널드는 수출 제한 조치가 시행되지 않더라도 호주에서 LNG를 사려는 유럽 국가들의 입찰이 계속되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북반구에서는 곧 난방철을 앞둔 만큼 LNG 수요가 더욱 많아질 수밖에 없다.
CNBC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결국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쇄 금리 인상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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