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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패권 재도전 나서는 한수원..잃어버린 5년 되찾을수 있나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0 07:00

수정 2022.08.10 06:59

한수원 원전수출로 자존심 회복
원전 패권 재도전..유럽서 활로
[파이낸셜뉴스]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에 대한 원전수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동안 세계 원전 수출의 주도권을 러시아·중국이 가져간 상황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동유럽국가들은 안보상의 이유로 이들은 배제하고 있는 것. 한수원은 체코·폴란드에 대한 원전 수출을 통해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손상된 원전 선도국의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입장이다.

■체코·폴란드 원전 사업서 러시아·중국 배제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월성원자력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9일 한수원 등 원전업계에 따르면 체코는 2035년부터 운영허가기간이 만료되는 기존 원전의 대체를 위해 두코바니 지역에 사업비 8조원 규모로 1200㎿ 이하 원전 1기 건설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

폴란드는 지난해 신규원전 건설을 포함한 2040 국가에너지정책 개정안을 발표하고, 루비아토보와 코팔리노 2개 부지에 총 6000㎿~9000㎿ 규모의 신규원전 6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2033년 신규원전 1기 운영을 시작으로 2043년까지 2~3년 단위로 6기의 원전을 순차적으로 건설하게 된다.

체코·폴란드의 신규 원전사업에 눈에 띄는 점은 계약입찰에서 러시아·중국의 참여가 사실상 배제됐다는 점이다.
체코의 경우 지난해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를 신규원전 사업 입찰참여에서 배제했으며, 한국, 미국, 프랑스 3개 공급사를 대상으로 한 안보평가 결과 문제없음을 확인하고 지난 3월 최종 입찰안내서를 발급했다.

폴란드는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폴란드는 만약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다음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러시아·중국에 대한 원전사업 참여 허가를 낼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분석이다.

지난 2000년대 이후 러시아 국영기업 로사톰이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인도, 터키, 방글라데시, 핀란드 등 12개국에서 총 36기의 원전 건설 계약을 따낸 것을 감안하면, 러시아의 원전 수출 전선에 균열이 생기고 있는 셈이다.

■한수원 원전수출로 자존심 회복

이에 따라 한수원은 체코·폴란드 원전수출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체코 사업 진출을 위해 한수원은 입찰 참여 노형인 APR1000의 기술적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받기 위해 내년 1분기 중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취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체코 총리, 산업부 장관 등 주요 의사 결정권자를 만나 우리 원전의 안전성, 경제성, 국내 및 UAE 원전 사업의 성공적 사례를 적극 설명해 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정재훈 한수원 사장이 체코 현지를 찾아 체코 신정부 구성 후 산업통상부 장관으로 취임한 요제프 시켈라(Jozef Sikela) 신임장관과 공식 첫 면담을 갖고 한국의 원전건설 경쟁력과 체코 신규 사업에 대한 수주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정 사장은 또 지난해 11월 폴란드 현지에서 이루어진 피오트르 나임스키(Piotr Naimski) 전략적에너지인프라 전권대표와의 면담에서 폴란드 신규원전사업에 한국이 최적의 파트너임을 강조하고, 올 상반기 중 폴란드 원전사업에 최적화된 사업제안서를 제출하겠다고 언급하며 원전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현지화 전략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체코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고, 원전 건설 예정지를 대상으로 아이스하키팀 후원, 소외계층에 대한 필요 물품 지원 등을 통해 저변에서부터 신뢰를 쌓아가는 수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에서는 현지에서‘한-폴 원전 포럼’, ‘한-폴 기업간 B2B 회의’, ‘APR Conference 2019’ 등의 회의 등을 개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폴란드 현지 기업과 다수의 MOU 맺는 등 폴란드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한수원은 발주사의 니즈에 부합하는 입찰서를 제출하고 체코와 폴란드 신규원전 사업을 반드시 수주해 이를 유럽 원전시장의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겠다”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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