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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 자급자족 나서는 中가전업체 '美제재 탈출'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1 16:52

수정 2022.08.11 16:52

- MCU 15%, IPM 10% 중국 가전기업이 차지...점유율 점차 확대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세계 최대 가전 생산국인 중국 가전업체들이 미국의 기술제재와 반도체 가격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칩 자급자족에 나서고 있다고 경제매체 제일재경이 전문가를 인용, 11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세계 1위 에어컨 기업 거리전자와 메이디, 하이신, 그란스 등 중국에서 선두를 달리는 가전 업체들은 모두 자체적으로 칩을 만들고 있으며 국내 가전용 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지능형파워모듈(IPM)은 이미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섰다.

창예짜이신의 오우양화 반도체 분석가는 “최근 국내 가전 칩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높아졌으며 가전 선두주자들도 칩 분야에 첫 발을 내디뎠다”면서 “극성장기”라고 주장했다.

현재 중국에서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백색가전에 사용되는 반도체 칩은 MCU와 출력부품(IPM, IGBT, MOSFET), 통신모듈, 센서 등 크게 4종류다.

이 가운데 MCU의 경우 수요량이 2017년 5억7000만개에서 2022년 7억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에어컨이 전체 MCU의 절반을 넘는 60%를 차지했다.
주요 제어, 주파수 변화,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기능의 MCU는 이제 고성능 MCU에 통합될 수 있기 때문에 증가 속도가 빠르지 않지만 단위 가치는 높아지고 있다고 제일재경은 분석했다.

또 IPM은 지난 2년 동안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가전에서 IPM 수요는 2017년 1억300만개에서 2022년 2억8000만개로 6년 만에 2배 이상 확대됐다. 에어컨과 세탁기에 들어가는 IPM 비중이 95%에 달했다.

중국 가전 MCU 공급시장은 일본, 독일, 미국, 중국 기업이 주로 장악하고 있다. 일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미국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와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76%를 점유한다. 또 미국 마이크로칩과 네덜란드 NXP, 일본 도시바 등도 공급한다. 하지만 BYD, 중영전자 등 중국 기업들도 실적이 올라가면서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IPM도 톱 3인 외국 기업 점유율이 여전히 60% 이상이나, 항주SILAN전자 등 중국 기업 비중(10%)도 점차 올라가는 추세다.

항주SILAN전자는 연례보고서에서 작년 IPM 매출이 전년대비 100% 증가한 8억6000만 위안을 돌파했으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주로 공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는 2021년보다 110%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메이디그룹도 지난 5월 주주총회를 통해 올해 7000만개, 내년 3억개의 반도체를 출하할 계획이며 2~3년 안에 칩 공급 문제를 기본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문가들은 스마트 가전제품 보급량이 늘면서 가전제품 칩도 향후 호황을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반도체 기술 제재 속에서 어떻게 고품질 제품을 생산할지는 업계가 고민해야할 문제로 꼽혔다.


미 가정용 에어컨 연구센터 전기제어 스위치 책임자 주량홍은 “중국 내 칩 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신속하게 발전했지만 제품 제어체계가 취약하고 생산능력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면서 “경쟁력 향상을 위해 소규모 전투에서 그룹 작업까지 국내 칩 산업 체인을 통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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