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이 나쁜X"..시어머니가 내리친 우산에 맞은 이은해 말없이 쳐다봤다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2 07:26

수정 2022.08.12 07:26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20hwan@newsis.com /사진=뉴시스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왼쪽)·조현수씨가 1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2.04.19. 20hwan@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계곡 살인' 사건 피해자 윤모 씨(사망 당시 39세)의 어머니가 11일 이은해(31)의 재판에 참석해 이 씨를 우산으로 때리며 울분을 토했다.

이날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 심리로 열린 이 씨와 공범 조현수 씨(30)의 공판에서 윤 씨의 어머니는 재판이 끝난 뒤 법정을 나서는 이 씨를 향해 "이 나쁜 X"이라고 외치며 우산으로 이 씨의 어깨를 때렸다. 이 씨는 굳은 표정으로 3초 가량 윤 씨의 어머니를 뚫어지게 쳐다봤고 이후 교도관들과 함께 법정을 빠져나갔다. 법정 경위가 윤 씨의 어머니에게 "때리면 안 된다"고 했지만 윤 씨의 어머니는 "왜 때리면 안 되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재판에는 이 씨와 조 씨, 윤 씨가 자주 찾은 수상레저업체 사장 A씨의 증인 신문이 이뤄졌다. A씨는 법정에서 "이 씨와 조 씨가 2019년 5월부터 6월까지 총 9차례 방문했다"며 "이 중 피해자 윤 씨와 함께 온 건 6~7번 정도"라며 밝혔다. 이어 A씨는 "윤 씨는 물을 아주 겁냈고, 물에 들어가면 경직돼 굳어버리면서 허우적대지도 못했다"며 "수영강사 경험이 있던 직원 또한 윤씨는 '수영이 아예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라고 증언했다.

A씨는 또 "처음에 윤 씨는 웨이크보드를 타기 싫어했는데 이 씨가 윤 씨에게 '안 탈거면 여기 왜 따라왔느냐'고 짜증을 내자 윤 씨가 웨이크보드를 탔다"며 "웨이크보드를 타다 물에 빠진 윤 씨가 얼굴을 물에 파묻고 엎드린 채로 가만히 경직돼 있는 것을 보고 '물에 대한 지식이 없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조현수씨는 A씨에게 계속해서 "윤씨가 탈 만한 '빡센' 놀이기구가 없느냐"고 묻거나 "(놀이기구를 타다) 죽어도 좋으니 윤씨를 세게 태워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씨는 물을 무서워하는 윤씨에게 "형님 쪽 팔리게 뭐하느냐"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씨 측 변호인은 A씨에게 "윤씨가 웨이크보드를 처음 탄 날이었고 보드를 착용한 채 물에 빠졌기 때문에 엎드려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직원이 윤씨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기 때문에 경직돼 있었던 것은 아닌지"를 물었다.

A씨는 "웨이크보드를 처음 타면 물에 빠진 채 몸을 돌리기 힘들지만, 100명 중 몸이 엄청 뚱뚱하거나 운동신경이 전혀 없는 1~2명을 제외하곤 대부분 몸을 가눈다"면서 "윤씨의 경우 '운동신경이 전혀 없는 경우'로 보였다"고 답했다. 이어 "윤씨가 물에 빠졌을 때 직원은 위험하니까 윤씨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했던 것"이라며 "얼굴이 물에 완전히 잠긴 채 숨을 못 쉬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으라고 가만히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씨의 변호인은 계곡살인 7개월여 전인 2018년 12월 18일 이 씨 등이 윤 씨와 함께 휴가를 가 베트남 나트랑의 한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 등을 제시하며 "윤 씨는 수영이 가능한 사람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A씨는 "사진 속 수영장은 수심이 가슴 깊이 정도로 보인다"면서 "윤씨는 빠지에서도 뭍과 가까운 곳에 있는 미끄럼틀처럼 안전이 담보된 시설은 좋아했다"라고 했다.


아울러 A씨는 이씨와 조씨가 윤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했던 경기 용인시 낚시터 사진을 보고는 "뭍에서 7~8m 되는 거리에서 윤씨가 구명조끼 없이 수영해 올라오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면서 "혹시 사다리 같은 것이 설치돼 있다면 올라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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