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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은행 인질범, 무슨 사연 있길래…시민들 "그는 영웅"

뉴스1

입력 2022.08.12 09:35

수정 2022.08.12 11:07

레바논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병원비로 쓸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며 인질극을 벌였는데 오히려 ‘대중의 영웅’이 된 사연이 화제다. 사진 속 남성이 인질극을 벌인 바삼 후세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레바논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병원비로 쓸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며 인질극을 벌였는데 오히려 ‘대중의 영웅’이 된 사연이 화제다. 사진 속 남성이 인질극을 벌인 바삼 후세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레바논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병원비로 쓸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며 인질극을 벌였는데 오히려 ‘대중의 영웅’이 된 사연이 화제다. 레바논 사람들은 인질극을 벌인 사람을 옹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레바논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병원비로 쓸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며 인질극을 벌였는데 오히려 ‘대중의 영웅’이 된 사연이 화제다. 레바논 사람들은 인질극을 벌인 사람을 옹호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서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서영 기자 = 레바논의 한 은행에서 40대 남성이 병원비로 쓸 돈을 인출하게 해달라며 인질극을 벌였는데 오히려 ‘대중의 영웅’이 된 사연이 화제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베이루트 함라 지역의 연방은행 지점에 산탄총을 든 남성이 들어와 직원과 은행 고객들을 위협했다.

남성은 3발의 위협 사격을 한 뒤 자신의 계좌에서 현금을 인출하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는 레바논에서는 은행에서 제한된 액수의 외화만 인출할 수 있게 막아뒀다.

후세인은 은행 계좌에 21만 달러(약 2억7000만원)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버지의 병원비로 이 돈을 써야 한다며 인출을 요구해왔으나, 금융 당국은 이를 거부했다.

현지 보안 당국은 인질범의 신원을 은행 고객인 바삼 후세인(42)으로 확인했다. 후세인은 은행 직원 등 최소 6명을 인질로 잡고 약 7시간 동안 경찰과 대치했다.

후세인의 사연은 빠르게 레바논에 확산했다. 사건을 접한 가산 모울라는 “그는 심지어 진짜 강도도 아니다. 그는 단지 자신의 것을 달라고 할 뿐”이라며 “지도자들은 중앙은행 도움으로 수십억 달러를 스위스 은행해 보냈고 우리는 모두 고통을 겪었다”며 후세인을 옹호했다.

저녁 무렵 은행 측은 후세인이 제시한 3만 달러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해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밤이 다가오면서는 인질들이 현지 식당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인질들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저녁 식사 이후 경찰의 설득과 협상 끝에 후세인은 스스로 무기를 버리고 은행을 나왔다.

시민인 아흐마드 야툼은 “아무도 그가 잘못된 일을 했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절박한 사람들은 절망적인 일을 한다. 군인과 전경조차 그를 좋아했고 우리는 모두 그를 좋아했다”고 응원했다.

레바논에서 은행 현금 인출 문제로 인질극이 벌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월 한 카페 운영주는 은행에 있는 5만 달러를 인출하게 해달라며 카페 직원을 인질로 붙잡기도 했다.


2019년 본격화한 경제 위기는 코로나19 대유행과 2020년 8월 베이루트 대폭발 참사라는 악재를 만나 골이 깊어지면서 레바논을 국가 붕괴 직전의 위기로 내몰았다. 특히 대폭발 참사 후 새로운 내각을 꾸리지 못해 13개월간 국정 공백이 생기면서 화폐 가치가 폭락했다.


화폐가치 폭락으로 연료와 의약품 등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레바논 주민들은 만성적인 전기 및 연료 부족에 시달려 왔으며, 생필품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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