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땀 뻘뻘' 동작역 '지옥의 105 계단', 에스컬레이터 고장에 시민 불만 급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2 17:36

수정 2022.08.13 03:43

9호선과 4호선 환승역으로 지하 깊이 있어 계단도 많아
설치된 엘리베이터 수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져
지난 11일 오후 5시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의 환승통로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운영을 멈춰 시민들이 105개나 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지난 11일 오후 5시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의 환승통로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운영을 멈춰 시민들이 105개나 되는 계단을 걸어 올라가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승강설비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분은 인접 역사를 이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11일 오후 5시 서울지하철 9호선 동작역에 가까워져 오자 지하철 안에서 이 같은 안내방송이 나왔다. 방송이 나오자 사람들은 이내 계단을 찾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총 105개에 이르는 계단의 수가 문제였다.

한여름 높은 계단을 오르는 시민들의 이마에는 비지땀이 흐르고 있었다.

지난 8일 폭우로 인해 동작역이 침수되면서 역내에 있던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가 운영을 멈췄다. 특히 동작역은 두 개 선로가 지나가는 환승역이어서 역이 지하 깊이 위치했다. 때문에 계단이 길고 가팔라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폭우는 그쳤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105개나 되는 계단 오르며 '헉헉'
동작역에서 9호선과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환승통로는 유난히 깊고 이용객이 많아 에스컬레이터가 4대나 설치돼 있다. 하지만 침수 이후 에스컬레이터가 전부 운영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105개에 이르는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이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계단을 오르던 허모씨(54)는 "평소에 에스컬레이터를 타니까 몰랐는데 계단을 걸으니 힘들다. 9호선은 다른 데보다 깊어 배로 힘들다"며 "무릎 안 좋은 아주머니, 할머니들은 옆으로 서서 난간을 잡고 게걸음으로 이동하시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객 김모씨(28)는 한 손에 여행 가방을 들고 몸을 반대편으로 비스듬히 기울여 균형을 맞추며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김씨는 "제주도에 갔다가 바로 오느라 짐이 있어 힘들다"고 했다.
■당초 엘리베이터 부족하다는 지적도
환승통로뿐 아니라 출입구 계단 또한 길어 인근 주민들이 입을 모아 "빨리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작역 9번 출구 쪽 에스컬레이터 또한 운영을 멈춘 상황이다. 해당 출구의 계단은 92개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다.
9번 출구 근처에 산다는 주민 장모씨(45)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됐다. 장씨는 "너무 불편하다. 엘리베이터는 왜 안 되냐"며 "에스컬레이터도 없는데 저걸 어떻게 걸어 다니고 내려가냐"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엘리베이터를 놔달라고 민원도 넣었다"며 "건강한 사람은 괜찮은데 다른 사람 사용하는데 어렵다. 장애인은 이거 못 탄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다른 인근 주민 김모씨(63)는 "여긴 마의 계단인데 이 방향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장애인이 시위하는 게 이해된다"며 "손녀를 태우고 유아차를 끌 때마다 너무 불편했다. 9번 출구는 바로 앞에 여러 차선이 지나는 큰 도로가 있어 횡단보도도 없고 엘리베이터가 있는 다른 출구까지 가려면 20~30분도 걸린다"고 말했다.


관련해 역사 관계자는 "침수돼서 말리는 시간이 필요하고 안전상 이유도 있어 정확한 수리 일정은 말씀드릴 수 없다"고 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