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 빌 게이츠 설립한 소형원전 기업에 3천억 투자 "넷 제로 속도"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5 17:00

수정 2022.08.15 16:59

SK㈜·SK이노베이션, SMR 설계기업 '테라파워'에 투자
지난 5월 서울 서린사옥에서 장동현 SK(주) 부회장, 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CEO,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부터)이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제공
지난 5월 서울 서린사옥에서 장동현 SK(주) 부회장, 크리스 르베크 미국 테라파워 CEO,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왼쪽부터)이 포괄적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 제공

[파이낸셜뉴스] SK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의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업 '테라파워'에 약 3000억원을 투자한다. 최태원 SK 회장의 제안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그린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축과 '넷 제로' 조기 달성 전략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SK㈜와 SK이노베이션은 SMR 설계 기업인 테라파워의 7억5000만달러(약 98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빌 게이츠와 함께 공동 선도 투자자로 참여했다고 15일 밝혔다.

양사는 최근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승인을 받아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앞으로 우리나라와 동남아 등에서 테라파워의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8년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기술을 보유한 원전 업계의 혁신 기업이다.

SFR 기술은 고속 중성자를 이용한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 냉각재로 전달하고 이 과정에서 증기를 발생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현재 가동 중인 3세대 원전에 비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한단계 진일보한 4세대 원전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미국 에너지부의 자금 지원을 받아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단일 기업 최대 투자액을 발판으로 SMR 관련 혁신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SK의 테라파워 투자는 지난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한 '넷 제로' 조기 달성을 결의한 뒤 1년여 동안 지속적으로 관련 투자 방안을 검토한 끝에 이뤄졌다. 지난해 10월 최 회장 주도로 '2030년까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밝힌 SK는 탄소 배출 없는 안전한 전력원으로써 SMR 경쟁력에 주목해왔다.

특히 테라파워는 SMR 외에도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액티늄-225(Ac-225) 생산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액티늄-225는 정상 세포 손상 없이 암세포를 표적, 파괴하는 표적 알파 치료제의 원료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SK는 테라파워와 기존에 투자한 바이오 기업들 간 협력을 통해 치료제 개발 및 위탁생산 등 바이오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무환 SK㈜ 그린투자센터장은 "테라파워의 혁신적 차세대 소형원전 기술과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역량에 SK의 다양한 에너지,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연계시키면 강력한 시너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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