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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경영대, 저소득층에 MBA 수업료 면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17 04:59

수정 2022.08.17 04:59

[파이낸셜뉴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16일(현지시간)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경영학석사(MBA) 수업료 면제 정책을 발표했다. 2020년 3월 10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교정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16일(현지시간)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경영학석사(MBA) 수업료 면제 정책을 발표했다. 2020년 3월 10일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하버드대 교정을 학생들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경영학석사(MBA)' 과정 수업료 면제 정책을 1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 최고 경영대학원 가운데 한 곳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은 앞으로 저소득층 학생들에게는 MBA 수업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미국의 교육 빈부격차가 소득 빈부격차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하버드대가 새로운 수업료 정책을 들고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하버드대는 새 정책에 따라 현재 MBA 과정 대학원생 2000명 가운데 10% 정도인 약 200명의 2년치 수업료 7만6000달러를 면제하기로 했다.

다만 수업료는 면제돼도 자신의 생활비와 학생보험료는 감당해야 한다.

연간 약 3만5000달러가 든다.

경영대학원장 스리칸트 다타르는 성명에서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가장 역량 있는 미래 지도자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구현할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며 이같은 정책을 발표했다.

다타르 대학원장은 "(저소득층 학생들) 앞에 놓여 있는 금융 장벽을 제거하기를 원한다"면서 "부채 부담을 줄여줘 이들이 세계를 다르게 바꿀 수 있는 지도자들이 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수업료 면제 기준은 이전 3년간 총소득, 보유 자산, 사회경제적 배경, 학부 당시 부채 규모 등이다.

미 일부 대학들, 특히 재정적으로 튼튼한 학교들은 대학원 비용이 치솟는 가운데 상당한 비판을 받아왔고, 이후 장학금 지원을 강화해 왔다.

미 대학 이상의 고등교육 비용이 급증하면서 고등 교육기회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을 낳고, 사회의 계층간 이동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이 높았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공약으로 1조6000억달러에 이르는 학자금 대출 개혁을 약속하기도 했다.

미 대학들은 그동안 주로 경제적 처지에 관계없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만 장학금을 줘왔다.

그러나 최근 이같은 기류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입학 사정에 반드시 들어갔던 재정 서류를 빼는 곳들도 늘고 있다.

명문 다트머스대도 올해초 이 대열에 합류했다.

전세계 곳곳에서 지원하는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입학신청서에 재정서류 첨부를 면제했다. 외국인이 미 대학에 진학하려면 학교를 다니는 기간 수업료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득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다른 조건이 다 맞아도 소득이 불충분하면 입학이 거부된다.

그러나 다트머스는 올 초 소득을 입학사정 기준에서 제외하고 대신 자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학생들에게는 연간 8만달러에 이르는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면제하기로 했다.

한편 하버드대는 학교 기금이 가장 많은 대학이다.

또 경영대학원은 졸업생들의 기부금으로 주머니가 두둑해 연간 약 4500만달러를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경제사정이 어려운 재학생의 약 절반 정도가 2021~2022학년도에 연간 평균 4만2000달러를 지원받았다고 밝혔다.


미 대학들은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돼 이듬해 여름에 끝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