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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대통령, 어떤 말씀 했는지 챙기지 못해…불경스럽게도"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7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 사건 심문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 도착,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8.17/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최동현 노선웅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제가 당내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대통령께서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불경스럽게도"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2시45분쯤 서울남부지법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짙은 회색 정장에 자주색 넥타이를 매고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본인 소유의 아이오닉5가 아닌 검은색 세단을 타고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된 질문에 "대통령으로서 민생안정과 국민의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가 제대로 챙길 기회도 없었다"고 했는데, 이 전 대표가 동일한 형식으로 받아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심리와 관련해 "오늘 전체적으로 절차적으로 잘못된 부분과 더불어 당내 민주주의가 훼손된 부분에 대해 재판장님께 드릴 말씀은 다 드리겠다"고 했다. 재판부의 판단 전망에 대해서는 "기각이나 인용에 대한 어떠한 선제적 판단에 따른 고민은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이날 오후 3시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을 심리한다.

재판부는 친이준석 성향의 단체인 '국민의힘 바로 세우기'(국바세) 소속 책임 당원 1558명이 당원권 침해를 이유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도 병합 심리한다.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심문 당일 나온다.

이날 심문에서는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절차상·내용상 하자가 정당의 자율성을 침해할 만큼 명백하고 중대한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은 당헌 제96조에서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한정해 비대위를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최고위 기능 상실과 당의 비상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또 전국위원회가 자동응답전화(ARS) 방식 표결로 비대위 출범을 위한 의사결정을 진행한 것에 대해서도 절차상 하자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전날(16일) MBC 뉴스데스크 인터뷰에서 "전화 받은 사람을 정족수 하나로 치는 게 합리적인지에 대해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비대위 전환에 대한 절차상 하자는 없으며, 있더라도 치유됐다고 맞서고 있다.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일부 최고위원이 사퇴를 선언한 이후 최고위 표결에 참석한 점'에 대해서도 상임전국위원회가 이의 없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개최됐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당의 논리다.

이 전 대표와 국민의힘은 이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운명이 엇갈릴 전망이다.
재판부가 가처분을 인용하면 비대위는 출범 하루 만에 침몰하게 되면서 여권은 걷잡을 수 없는 대혼돈에 빠져들 수 있다.

반면 가처분이 기각되면 이 전 대표는 사법적으로 대표직을 상실하고 정치적 입지도 흔들릴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MBC 인터뷰에서 '현재 대표인가, 전(前) 대표인가' 묻자 "가처분 신청 따라 판단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