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

[fn사설] 시너통 들고 사옥 점거 민노총의 도 넘은 일탈

막대한 손해에도 노조 눈치
기업 방어권 정부가 살려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철회 등을 요구하며 본사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의 복직과 손해배상 청구 철회 등을 요구하며 본사 옥상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스1
기업의 본사 건물이 다시 노조의 불법점거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번엔 서울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가 타깃이다. 민주노총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17일 이틀째 이곳을 기습점거해 운송료 인상, 해고 철회 등을 요구했다. 급기야 시너(인화물질)통까지 들고 건물에 진입해 대형사고 우려도 키우고 있다. 노조는 "경찰이 진입하면 뛰어내리겠다. 시너에 불을 붙일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이런 무법천지도 없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인근 시민들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뾰족한 대책을 못 내놓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노조가 기업 본사를 막무가내로 점령해 생떼를 부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선진국이라면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불법행위이건만 우리만 딴 세상이다. 지난 2월 택배요금 인상금 분배 등을 요구하던 민노총 전국택배노조는 서울 서소문동 CJ대한통운 본사를 3주간 점거했다. 노조는 당시 건물에 진입하기 위해 망치로 유리를 깨부수는 등 기물 파손을 서슴지 않았다. 회사 측 손해액은 100억원에 달했다. 이 지경에도 공권력은 꿈쩍도 않아 더 공분을 샀다. 6월엔 서울 신천동 쿠팡 본사가 민노총 농성장이 됐다.

윤석열 정부는 노조의 불법파업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는 방침을 수도 없이 밝혔다. 그런데도 노조의 불법 양상이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강도가 더 세지고 있는 것은 정부의 말뿐인 법치 탓도 없지 않을 법하다. 하이트진로가 겪고 있는 노사 갈등은 벌써 다섯달째다. 경기 이천공장, 충북 청주공장에 이어 이달엔 강원 홍천공장이 점거당해 맥주 출고가 전면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하이트진로는 막대한 영업피해에도 민노총의 보복이 두려워 제대로 손해배상 청구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야당은 여기에 한술 더 떠 아예 손해배상청구를 못하게 하는 법(일명 노란봉투법)까지 밀어붙인다. 이대로는 윤 정부가 말한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득하다.

민노총이 외치는 구호들은 지금 도를 한참 넘어섰다. 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지난 주말 도심 집회를 열고 "노동조합의 힘으로 불평등한 한미동맹을 끝내자"며 "양키 고 홈"을 외쳤다.
대체 어느 시대를 사는 사람인지 종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회견에서 정부의 노사 관계에서 법과 원칙을 강조했다. 이제는 이를 결연한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