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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신도시' 빠진 마스터플랜…뿔난 주민들 "딱 봐도 2년 뒤 총선용"

경기도 안양시 평촌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경기도 안양시 평촌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 종합계획(마스터플랜)을 오는 2024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빠르면 연내 계획을 수립하겠다던 대통령직인수위의 약속보다 시점이 늦춰지면서다.

1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관계방서비스(SNS) 등 온라인에선 정부의 1기 신도시 발표 이후 격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회원은 "대선 과정, 당선 후 국정과제, 인수위 등에서 연내 마스터플랜 수립 및 특별법 제정을 약속해 놓고 2024년으로 연기해 황당하다"며 "다음 총선에서 다시 우려먹으려는 심산이냐"고 적었다. 또 다른 회원은 "딱 봐도 2024년 총선용으로 쓰려고 준비하는 것 같다"고 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연내 발표를 촉구하는 집회나 서명운동을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들이 연합한 한 단체는 정부에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민간 정책연구회 구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일산에 지역구를 둔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고양시병)이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정부는 1기 신도시 주민들과의 약속을 파기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신속히 1기 신도시 재건축이 추진될 수 있도록 국토부 내에서 개점휴업 중인 1기 신도시 태스크포스(TF·전담조직)를 당장 확대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반응은 지난 16일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에서 1기 신도시 관련 내용이 '2024년 중 마스터플랜 수립 추진'에 그쳤기 때문이다. 그간 국토교통부가 추진해 온 논의를 범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했다는 의미는 있지만 지난 대선부터 주요 쟁점이 됐던 만큼 아쉬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용적률 최대 500% 상향 등 1기 신도시 관련 공약을 내놨고, 인수위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 마스터플랜을 내놓겠다고 한 바 있다.

1기 신도시는 경기도의 △고양시 일산 △성남시 분당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총 5곳이다. 노태우 정부에서 주택난 해소를 위해 추진돼 1991~1993년 사이 입주를 마쳤다. 특히 지난해부터 입주 30년을 맞는 단지들이 생기면서 교통난 등 기반시설 부족, 시설 노후화에 따른 불편 등이 문제가 됐다.

정부의 신중론을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부동산 커뮤니티 회원은 "1기 신도시 재정비는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을 도시 전체 재정비 사업"이라며 "섣부른 계획으로 아파트 공급물량만 늘면 계획도시가 혼잡하고 불편해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국토부는 1기 신도시 재정비 문제를 공급 측면에서만 접근할 경우 기반시설 부족 등 현 문제점이 되풀이될 수 있고, 서울 종로·여의도·목동 등 40~50년이 된 노후 도심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도시 개념을 '재창조'하는 수준의 마스터플랜 수립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도 전날 YTN 인터뷰에서 "빨리 용적률을 높여서 새 집을 갖고 싶어하는 주민들의 욕구도 존중하지만, 29만명이란 대규모 도시는 앞으로 모빌리티 혁명, 기후변화에 대비한 스마트도시로 미래 50년 가치가 들어가야 한다"며 "도시 인프라 전체에 대한 새로운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서두르더라도 최소한 1년 이상의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하고 이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입법조치가 필요하다"며 "각자도생, 우후죽순 재건축으로 들어가면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는 정비사업을 위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이나 대형 개발사업 마스터플랜 수립에 통상 2~5년이 소요된다며,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추진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연내 용역을 발주할 계획으로, 국토부 관계자는 "가능한 한 빨리 발주할 계획"이라며 "정확한 용역 기간은 검토를 한 뒤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