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아열대성 '푸른바다거북' 왜 최북단 고성 앞바다에서 죽었을까

뉴스1

입력 2022.08.19 16:24

수정 2022.08.19 16:33

19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이자 아열대 종인 '푸른바다거북'.(속초해경 제공) 2022.8.19/뉴스1
19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이자 아열대 종인 '푸른바다거북'.(속초해경 제공) 2022.8.19/뉴스1


19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이자 아열대 종인 '푸른바다거북'.(속초해경 제공) 2022.8.19/뉴스1
19일 강원 동해안 최북단인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 발견된 멸종위기종이자 아열대 종인 '푸른바다거북'.(속초해경 제공) 2022.8.19/뉴스1


(강원 고성=뉴스1) 윤왕근 기자 = 푸른바다거북(학명 Chelonia mydas)은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1급으로 분류된 멸종위기 보호종이다. 특히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멸종위기범주 중에서도 '위급종'으로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종이기도 하다.

주로 열대나 아열대 바다에 주로 서식하는 거북 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봄이나 여름철 제주도 연안이나 북쪽으로 올라가봐야 울산 등 동해남부해역에서나 볼 수 있었다.

이런 거북종이 '동해안 최북단' 강원 고성 앞바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9일 강원 속초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40분쯤 고성군 거진항 북동쪽 1.4㎞ 해상에서 푸른바다거북 사체가 떠다니는 것을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이 발견해 신고했다.



해당 어선은 신고 후 거북을 인양해 거진항으로 입항했다.

속초해경은 인양된 거북이 길이 약 57㎝, 너비 약 38㎝, 무게 약 10㎏의 5~7년 정도 된 푸른바다거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불법포획 흔적은 없었다.

해경은 인양된 거북을 연구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 인계했다.

거북 사체를 인계받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거북이 먹이를 쫓아 정치망에 들어갔다가 갇혀 호흡곤란으로 폐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양쓰레기나 오염 등 다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날 동해안 최북단 고성 앞바다에서 혼획된 '푸른바다거북'이 아열대성 생물이라는 것이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관계자는 "푸른바다거북 중에서도 이처럼 5~7년 정도 밖에 안된 어린 개체가 동해안 북부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며 "푸른바다거북의 개체가 증가한 것인지, 수온상승의 영향인 것인지 후속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 같은 아열대성 생물이 고성에서 발견된 것은 동해안 북부지역 수온 상승의 여파일까.

이날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주간해어황정보(8월7~13일)에 따르면 해당 기간 고성 연안 관측수온은 22.7도로 평년 수온(23.0도)보다 낮았다. 또 전년 수온(25.9도)보다도 3도 이상 낮았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연안수온은 지형적 특성과 냉수대 등의 영향으로 낮을 수 있지만 이미 동해안 전체해역이 난류의 영향을 받은 지 오래라는 설명이다.

윤석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원은 "우리나라 수온 상승률이 60년 간 세계 평균의 2~3배에 해당할 정도로 빠른 변동을 보이고 있다"며 "고성 등 동해안 전체해역 역시 난류 영향이 크게 작용한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연안은 지형적 영향과 풍향, 냉수대 발생 등의 요인으로 수온이 낮을 수 있다"며 "그러나 동해안 전체 수온은 이미 푸른바다거북 등 아열대성 생물들이 진출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조성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