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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실망' 1기 신도시 집값 뚝…주민들 뿔났다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수도권 1기 신도시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1기 신도시 주민 선호 공동주택 재정비 사업방식 /그래픽=정기현 기자
1기 신도시 주민 선호 공동주택 재정비 사업방식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첫 주택 공급 대책에서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이 오는 2024년으로 미뤄지면서 1기 신도시 아파트들의 가격이 하락으로 돌아섰다. 정부는 이례적으로 빠른 대책 수립이라며 발 빠른 해명에 나섰지만 1기 신도시 주민들은 "총선에 공약을 재탕하려는 것 아니냐"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8·16대책 발표 뒤 0,02% 떨어져 '하락전환'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연합뉴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연합뉴스
22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공급 대책 이후인 지난 19일 기준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을 조사한 결과, 0.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기준으로 0.00%를 기록했지만 일주일 새 하락으로 돌아선 것이다. 5개 신도시 중 재건축 기대감이 가장 높았던 분당이 0.04% 떨어지며 하락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이어 △평촌 -0.02% △산본 -0.01% △일산 0.00% △중동 0.00%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는 정부 공인 시세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서도 확인됐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값은 지난달 18일 보합을 나타낸 뒤 4주 연속 하락(-0.02%→-0.01%→-0.02%→-0.07%) 하며 낙폭을 키웠다. 평촌 신도시가 속한 안양 동안구(-0.11%→-0.15%), 산본신도시가 있는 군포시(-0.05%→-0.13%), 중동신도시가 위치한 부천시(-0.06%→-0.07%)도 전주에 비해 일제히 하락했다. 일산신도시가 있는 일산 서구(-0.02%→-0.05%)와 일산동구(-0.01%→-0.02%)도 같은 추세를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1기 신도시 재정비 특별법 제정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인수위 시절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이 연말로 1차 연기됐고,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에 1시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시점이 2024년 중으로 한차례 더 연기됐다. 시기가 재차 연기되자 실망감이 커지며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선에 공약 재탕" 주민들 항의 퍼포먼스

분당시범단지재건축준비위원회는 오는 22일 오후 7시 서현어린이공원에서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연기'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키로 했다.
분당시범단지재건축준비위원회는 오는 22일 오후 7시 서현어린이공원에서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연기'에 대한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키로 했다.
실제로 1기 신도시 중에서 재건축 움직임이 가장 빨랐던 분당에서는 주민 항의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분당시범단지재건축준비위원회는 "120만 1기 신도시 주민들의 분노를 전하기 위해 22일 오후 7시 서현어린이공원에서 항의 퍼포먼스를 진행할 것"이라며 "대선 과정, 인수위, 당선 후 국정과제 등 시종 일괄 연내 마스터플랜 수립과 특별법 제정을 약속해 놓고 뻔뻔스럽게 달랑 몇 줄로 2024년으로 연기한다고 발표한 건 1기 신도시 주민들을 우습게 본 결과"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더 날선 비판들이 나오고 있다. 분당 수내동 주민이라 밝힌 A씨는 "플랜 수립 시기를 2024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보니 총선에서 (공약을) 써먹을 것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평촌 주민 B씨는 "서울 목동과 노원구 아파트들과의 형평성을 이야기하는데, 1기 신도시보다 오래돼 재건축이 시급한 건 인정한다"며 "서울 재건축 단지들의 재건축은 그 사업대로 서두르면서도 1기 신도시 재건축 계획을 빨리 수립하자는 데 왜 형평성이라는 대립 구도를 만들어 핑계 삼는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한덕수 총리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수위에서부터 부동산 주거안정을 위해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여러가지 정책에 있어서 '무리한 것은 고치고 간다'는 것은 기본 원칙이었다"고 말해 주민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9월 중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최대한 신속하게 연구용역에 착수해 2024년 중 마스터플랜 수립을 완료할 예정"이라며 "한 총리의 무리한 것은 고치고 간다는 기본원칙은 새 정부의 정책 기본원칙이지, 특정 프로젝트의 구체적 의견을 밝힌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