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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IT ‘코로나 특수’ 끝… 8인치 파운드리 호황 마침표 찍나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1 18:13

수정 2022.08.21 18:13

코로나로 몸값 뛴 8인치 파운드리
DB하이텍 등 주요제품 가격 인상
IT기기 수요 감소 업계 변수로
8인치 공정 가동률도 하락 전망
TSMC, 주요 제품 가격 동결
가전·IT ‘코로나 특수’ 끝… 8인치 파운드리 호황 마침표 찍나
코로나19발 반도체 품귀 현상에 몸값이 크게 뛴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가 주요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자 우위 시장 환경에서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한 원재료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것으로 실적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하반기 가전·정보기술(IT) 코로나 특수 종료로 반도체 주문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 속에 8인치 파운드리 장기 호황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8인치(200mm) 웨이퍼 주력의 파운드리 기업들의 주요 제품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상승했다.

DB하이텍의 올해 상반기 0.13마이크로미터(㎛·1㎛=100만분의 1m) 이하 제품의 가격은 최대 619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784달러)보다 7% 상승했다. 같은 기간 0.18㎛ 이하 제품은 최대 1726달러에서 3805달러로 두 배 이상 가격이 뛰었다.
0.25㎛ 이하 역시 최대 660달러에서 2860달러로 3배 이상 급등했다. 웨이퍼 평균 단가가 지난해 44.6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48.39달러로 오르는 등 원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자 제품 가격을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물간 공정 취급을 받았던 8인치 웨이퍼는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가전·IT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면서 호황을 누렸다. 실제로 DB하이텍의 경기 부천·충북 음성 공장은 늘어나는 수요에 발맞춰 풀가동되고 있다. 매출 대부분을 8인치 웨이퍼 분야에서 올리는 DB하이텍의 올해 2·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57억원, 213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6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8인치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실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8인치 파운드리가 주력인 키파운드리 인수를 완료했다. 2017년 분사한 파운드리 전문 100%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합치면 월간 웨이퍼 생산 능력은 종전 두 배인 20만 수준으로 증가한다. 단순 수치로만 따지면 DB하이텍(상반기 13만8000장)을 상회한다.

다만 하반기 가전·IT 수요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성숙공정 시장도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예측된다. 쌓여가는 재고 때문에 반도체 칩 주문을 줄이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1위 대만 TSMC는 하반기 20나노미터(1nm=10억분의1m)이상 공정 반도체 칩 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 반도체 칩 역시 당초 계획한 6~7% 가격 인상 계획을 수정해 동결을 결정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기준 전세계 8인치 파운드리 가동률은 최대 90% 수준까지 떨어졌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이미지센서(CIS), 전력관리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8인치 제품 전반에 걸쳐 주문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업계 영향력이 가장 큰 TSMC가 성숙공정 제품 가격을 조정하면서 업계 전반에 가격 동결 또는 인하 기조가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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