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중동에 실망한 美, 내년부터 석유 "기록적으로" 증산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2 10:47

수정 2022.08.22 10:47

美 에너지부 장관 "2023년 석유 생산량 일평균 1270만배럴"
종전 기록 넘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증산, 러시아 석유 대체
사우디 등 OPEC의 비협조에 뿔난 美, 직접 증산 나서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유정 시설.로이터뉴스1
미국 텍사스주 퍼미안 분지의 유정 시설.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올해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시장에서 사라진 러시아 석유를 대체하기 위해 내년부터 대대적인 증산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직접 나서 유가를 안정시킬 계획이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해 내년 산유량을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2023년 석유 생산 목표를 일평균 1270만배럴로 제시했다.

지난달 영국 에너지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표한 ‘2022 세계 에너지 전략 리뷰’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원유 및 석유 부산물을 포함한 미국의 산유량은 일평균 1120만배럴로 세계 1위였다. 미국 석유의 시장 점유율은 14.4%였으며 2위는 일평균 1050만배럴을 생산한 러시아(점유율 13.4%)였다.
3위는 일평균 940만배럴(점유율 12.1%)을 생산한 사우디로 파악됐다.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러시아 석유 거래를 중단하며 경제 제재를 가했다. 시장에서는 러시아 석유가 빠지면서 유가가 급등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디를 방문해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석유 증산을 요청했다. 그러나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 10개국이 참여하는 ‘OPEC+’는 지난 3일 발표에서 다음달에 석유를 일평균 10만배럴 증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과 8월의 증산량의 15%에 불과했다. 외신들을 이를 두고 사우디가 우크라 사태에 따른 고유가 상황을 이용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속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랜홈은 증산 계획에 대해 “이는 모두 수요와 공급에 관한 것”이라며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공했을 때 국제 석유시장에서 수백만 배럴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는 세계적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우리는 줄어든 연료의 양을 다시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부는 2023년 생산량이 일평균 1270만배럴이 되면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2019년 생산량(일평균 1220만배럴)을 뛰어넘는다고 추정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유가 안정을 위해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일일 100만배럴씩, 총 1억8000만배럴의 전략비축유(SPR)를 방출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오는 9~10월에 2000만배럴의 SPR을 추가 방출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올해 초 갤런(3.78L)당 5달러 수준이었던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현재 3.9달러 수준으로 내려갔다.

그랜홈은 “하루에 100만배럴씩 SPR을 방출하는 조치는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가장 큰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서 바이든 정부가 방출량 확대와 동시에 생산 확대를 촉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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