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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사기' 캄보디아 억류 대만인 370명…中·대만 서로 "구출하겠다"

뉴스1

입력 2022.08.23 17:01

수정 2022.08.23 17:01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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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동남아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를 당해 보이스피싱 등의 범죄 행위에 가담하도록 강요받고 있는 대만인이 37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가디언은 대만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5000명에 가까운 대만인들이 캄보디아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대만 경찰은 이들 가운데 최소 370명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구금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피해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근 몇 달간 대만에 돌아오는 데 성공한 46명에 따르면 계약을 강요당했으며 음식과 물을 충분히 제공받지 못한 데다 폭행과 강간을 당하고 빈번하게 위협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취업 사기의 배경에는 인신매매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디언은 이들이 중화권 범죄 조직인 삼합회와 연관돼 있으며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아시아 젊은이들을 끌어들이려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캄보디아와 태국, 미얀마 등지에서 고임금과 숙소를 보장한다며 젊은이들을 꼬드기고,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앗아 판매한 뒤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사기를 하는 사무실에서 일하도록 강요했다.

대만뿐 아니라 홍콩, 마카오, 베트남 사람들도 이런 취업 사기에 당해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탕이라는 대만 여성은 가디언 인터뷰에서 지난 4월 페이스북을 통해 연락을 받아 온라인 게임과 카지노 사업에 관한 지원 센터에서 일하라는 제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고, 인신매매단 측은 귀국편 비행기값을 제공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결국 그는 수락하고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향했다.

프놈펜 공항에는 위탕처럼 취업 제안을 받고 간 젊은이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위탕은 공항에 등장한 여행사 직원들이 깡패처럼 보였다면서 "그들은 심카드를 정리한다고 하며 여권을 걷어갔지만 돌려주지 않았다"며 "그 순간 나는 팔려갈 것이란 걸 직감했다"고 말했다.

위탕은 인신매매단과의 대화 기록은 모두 휴대폰에서 지워졌으며, 인신매매단은 탈출하려면 1만7000달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남자는 이의를 제기했지만 스턴건을 맞고 의식이 없어질 때까지 폭행을 당했다. 위탕은 이 남자가 아직도 실종자 명단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위탕은 심카드를 어찌어찌 입수해 페이스북으로 구조를 요청했다. 다음날 경찰과 육군 장교들이 현장에 들이닥쳤다. 사업주는 위탕에게 "아무일 없던 것처럼 행동하라"고 종용했지만 위탕은 거부했고, 대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가디언은 홍콩과 마카오, 베트남 경찰들도 억류된 주민들을 구출하고 인신매매단을 체포하기 위해 나섰다고 전했다.

대만인 구출에 중국도 발벗고 나섰다. 캄보디아 주재 중국 대사관은 대만인들의 통신 사기 피해 보도가 나오자 "대만 동포들은 중국인들이니 어려움이 있으면 대사관에 연락하라"고 공지했다.

중국 관영지 글로벌타임스는 수천 명의 대만 동포들이 사기를 당해 캄보디아에 갇혀 있다며, 대만 출신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대만 민진당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 외교부는 "다른 나라에 영사 지원을 결코 아웃소싱(외주)하지 않겠다"면서 대만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캄보디아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친중 성향이 강한 캄보디아는 대만과 공식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고 있어 대만의 구조 활동은 어려워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대만 경찰은 캄보디아로 가는 여행객들에게 안내문을 전달하고 곳곳에 경고문을 붙이고, 공항을 순찰하는 등의 대응을 하고 있다.

한편 대만 경찰은 인신매매단과 관련된 최소 67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16명이 현지 갱단과 연관돼 있다고 밝혔다. 지난주 홍콩 당국도 관련 사건으로 5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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