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AI가 구현되려면 수많은 데이터를 단시간에 학습·처리하고 이를 통해 추론된 결과가 문제해결 등에 활용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연산이 필수적인 과정이고, 이를 수행할 반도체가 필요하다.
AI가 다양한 분야에 핵심적 기술로 활용되면서 미·중·일 등은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정부의 칩(Chip)4 동맹 구상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미래 반도체 산업을 장악하고자 하는 조치다.
반도체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반도체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전력소모가 적은 신소자, 병목현상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적화 설계 등 빠른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최근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AI반도체 산업성장 지원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AI 연산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 현재 GPU 성능보다 약 50배 빠른 연산속도(1PFLOPS·초당 1000조회 연산)와 약 10배 전력효율이 좋은 신경망 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개발에 주력한다고 한다. 또한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데이터 전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메모리와 프로세서가 통합된 신개념 반도체(Processing In Memory)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러한 신개념 반도체는 연산과 저장이 한곳에서 이루어져 연산속도 및 전력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미래 반도체 설계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고난도의 AI반도체 기술에 도전하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제조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런 메모리반도체의 역량을 십분 활용하면 신개념 AI반도체 개발을 이루어내 기술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이다.
AI반도체 기술 확보를 통해 메모리 중심인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경쟁력을 시스템반도체까지 확장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이 변하는 중심에는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를 가치 있게 풀어내는 것은 AI이고, AI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게 하는 것이 AI반도체다. 우리의 혁신적인 AI반도체 기술이 세상의 모든 변화를 이끌어 가는 날이 빨리 오기를 희망한다.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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