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관광객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무심코 올린 사진 한 장에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장비의 위치가 우크라이나군에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공식 트위터에 한 러시아 중년 남성 관광객이 수영복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한편에는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장비인 S-400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최신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인 S-400은 스텔스 전투기에 대한 탐지 및 요격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해당 사진과 함께 “어쩌면 이 러시아 관광객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 될 수도 있지만 때때로 그들은 정말 도움이 된다”며 “크림 반도 점령 지역의 예프파토리아 근처 러시아 방공 기지에서 사진을 찍는 이 남성처럼 감사하고 좋은 일을 계속해달라”고 적었다.
사진 속 관광객은 최근 해당 사진을 러시아판 페이스북인 '브콘탁테'에 올리며 위치까지 특정했다. 본의 아니게 러시아의 S-400 위치를 우크라이나군에 광고한 셈이다. 사진이 공개된 이후 S-400이 어떻게 됐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러시아가 임명한 세바스토폴 주지사 미하일 라즈보샤예프는 지난 21일 "촬영을 하거나 사진을 찍을 때는 최소한 해당 지역은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무력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은 오늘(24일)로 6개월째를 맞는다. 24일은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지 31년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공격을 우려, 수도 키이우와 제2도시 하르키우에서 대규모 집회 등 독립기념일 행사를 금지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동부 돈바스나 남부 전선에선 전투가 소강상태이지만, 러시아가 지난 2014년 무력으로 강제 합병한 크림 반도 지역에서 잇단 폭발이 발생하며 전쟁의 양상이 뒤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적으로 크림반도 폭발의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공격의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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