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전기차의 애환을 아십니까...충전구역 부족한데 '14시간 주차 빌런'에 속앓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5 13:57

수정 2022.08.25 13:57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올해 1월 친환경자동차법 개정안 시행으로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지만 제도의 빈틈 때문에 이용자들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전시설에서 충전을 하지 않은 채 장시간 주차만 하고도 처벌받지 않는 '꼼수족'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전기차 누적 30만대 돌파 예상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가 3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가 29만8천633대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12만5천대 판매되며 매월 평균 1만대 이상씩 팔린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는 30만대를 넘어섰다는 게 자동차 업계 예측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2022.7.31 dwise@yna.co.kr (끝)
국내 전기차 누적 30만대 돌파 예상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가 3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가 29만8천633대로 집계됐다. 지난 1년간 12만5천대 판매되며 매월 평균 1만대 이상씩 팔린 추세를 고려하면 현재는 30만대를 넘어섰다는 게 자동차 업계 예측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2022.7.31 dwise@yna.co.kr (끝)

충전 안해도 14시간 주차 가능…'꼼수' 주차 기승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 방해 관련 월 평균 적발 건수는 2021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94건에서 지난 2~3월 1599건으로 두 달만에 17배 급증했다. 이는 올해 1월 친환경자동차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 관련 단속 범위가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하지만 법령 개정에도 여전히 빈틈이 있어 차주간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환경자동차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몰더라도 급속충전구역에서 1시간 이상, 완속충전구역에서 14시간 이상 장시간 주차할 경우 충전 방해 행위에 해당돼 과태료가 부과된다.

전기차 충전. 게티이미지 제공
전기차 충전. 게티이미지 제공

문제는 충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14시간 동안 주차만 하더라도 적발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다. 시행령에서 충전 여부나 충전 시간 등을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단시간 충전하거나 아예 충전을 하지 않은 채 오랜 시간 점거하는 '얌체' 차주들이 늘면서 애꿎은 전기차주들이 피해를 겪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거주하는 50대 이모씨는 지난달 전기차를 구매했지만 한 달 째 아파트 단지 내에서 충전하지 못했다. 완속충전구역에서 충전도 하지 않은 채 장시간 주차만 하는 차량들 때문이다.

이씨는 "오후 5~6시쯤 퇴근해서 오면 이미 충전구역을 차지한 차주들이 충전이 끝났어도 다음날 출근할 때까지 차를 안 뺀다. 주말 내내 점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3~4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한데도 장시간 차를 안 빼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같은 전기차간 충전 방해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참다 못한 이씨는 관할 지자체에 민원을 넣었지만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충전이 없어도 완속충전구역 내에서 14시간까지 주차가 가능해 제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산자부 "올 연말까지 시행령 개정"
전기차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씨와 같은 불편을 겪는 이용자들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기차 차주 A씨는 최근 충전기를 연결하지 않은 채 장시간 주차한 차량을 구청에 신고했지만 '불수용' 결과를 받았다. A씨는 "충전하지 않고 주차만 하는 행위가 충전 방해에 해당된다고 명시돼있지 않아 과태료 처분이 불과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충전하기 위한 구역인데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니, 누구를 위한 법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기술적 부분을 통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충전이 완료됐다는 것을 통신을 통해 전달 받은 뒤 제한 시간 내에 차를 빼지 않을 경우 점유료를 부과하는 방식을 도입해 차주 간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자부는 시행령 개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자부 관계자는 "'14시간'이란 기준은 출·퇴근 시간과 완속충전기의 완충까지 10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세운 것"이라며 "시행령 제18조의 8에서 (미충전 주차 행위를) 충전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어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문제를 포함해 법령에서 미비한 점 등을 종합해 올해 연말까지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