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2015년 도입된 배출권거래제를 현물뿐만 아니라 선물시장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는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배출권거래제가 잘 작동하지 않고 있어 선물시장을 통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승룡 고려대학교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사진)은 24일 파이낸셜뉴스 주최로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A&D컨퍼런스에서 '국내 배출권 선물시장 도입 필요성과 과제'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이 같이 언급했다.
양 교수는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가지고 있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라며 "좀 더 효율적으로 감축하기 위해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이야기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배출권거래제 도입 8년이 지난 상황에서 현물만 가지고 거래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잘 갖춰진 선물시장을 가지고 있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유럽연합 탄소배출권거래제(EU-ETS)와 한국의 탄소배출권 거래시장(K-ETS)이 대표적 시장으로 작동하고 있다. 다만 시장 구조상 가격 결정권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7월 말 기준 배출권 가격은 온실가스 1t을 줄이는 비용이 시장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가격 변동성이 리스크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유동성마저 부족하다. 실제 금 현물 거래시장 대비 금 선물 거래시장의 유동성은 현저히 낮다. 어렵게 상장한 돈육선물은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양 교수는 "현재 배출권 거래 형태가 장외에서 거래가 더 많은 이유는 가격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이 낮은 상황에서 선물시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제3차 국가배출권 할당계획에서 선물시장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도 선물시장을 새로운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교수는 결국 배출권 선물시장의 성공 여부는 유동성 확보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재원과 제도를 어떻게 설립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장폐지된 돈육선물의 실패 사례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물시장에 대한 인식 제고도 시급한 과제다. 투기 거래 등 선물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아직 배출권거래제의 선물시장 도입을 꺼리는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다.
양 교수는 "정부가 여전히 배출권 선물 도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투기 거래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투기 거래가 없으면 선물시장이 없다. 그러면 선도시장에서만 거래해야 한다. 투기 거래를 허용해 유동성을 제고하고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물론 투기 비용을 잘 관리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별취재팀 김경아 팀장 서혜진 김현정 강구귀 차장 김민기 최두선 한영준 김태일 이주미 이승연 김동찬 기자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