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출신 브랜드 전문가 영입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스포츠 브랜드 휠라가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하면서 브랜드 전략가를 구원 투수로 영입하는 등 리브랜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위닝 투게더(Winning Together)' 전략 달성을 위한 조직 개편을 실시하고, 이랜드 출신 브랜드 전문가 이재현 본부장을 영입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지난 2월 발표한 그룹의 5개년 전략 '위닝 투게더'의 성공적인 국내 실행을 위해 조직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지난 5월 부임한 김지헌 휠라코리아 대표가 2~3개월에 걸쳐 전 직원 개별 면담과 전반의 프로세스 점검 등 면밀하게 조직을 진단,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진행됐다.
휠라는 지난 3월 '위닝 투게더'를 발표하며 브랜드 혁신을 예고한 바 있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 필라 형제가 만든 브랜드다. 1992년 휠라코리아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2007년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국내 브랜드가 됐다.
그러나 휠라는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가 강했다. 한물 간 중장년층 브랜드 인식이 높아져 2030 세대에게 외면 받기 시작했다. 주요 타깃 층이었던 젊은층 고객들이 등을 돌리자, 실적도 가파르게 하락했다.
부진을 겪던 휠라는 윤근창 대표가 아버지 윤윤수 회장에게 바통을 이어받아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당시 윤 대표는 2015년 하반기 휠라코리아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아 브랜드 리뉴얼을 주도했다. 그는 경쟁 브랜드보다 가격을 낮추고 휠라를 ABC마트, 폴더 등 멀티숍에 진출시키는 등 유통 채널을 다변화 했다.
때마침 리브랜딩 시점과 맞물려 레트로(복고) 패션까지 유행하면서 휠라의 '어글리 슈즈'는 단번에 인기 대열에 올라 불티나게 팔렸다.
그 결과 2019년 휠라홀딩스는 연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인 3조4504억원, 영업이익 4706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레트로 열풍으로 전성기를 맞았던 휠라는 최근 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급변하는 트렌드로 브랜드 인지도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데다, 코로나19와 중국 공급망 등 악화된 영업 환경까지 덮쳐 실적이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어서다.
특히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럭셔리 열풍으로 이어지면서 저렴한 중저가 브랜드 수요는 줄고 값비싼 프리미엄 브랜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마디로 레트로 유행으로 부활에 성공했지만 최근 유행이 바뀌면서 다시 부진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윤근창 대표는 다시 한 번 휠라의 브랜드 혁신으로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매진하기로 했다.
브랜드 혁신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조직개편은 급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소비자와의 쌍방 소통을 위한 조직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내부에서 비롯된 변화의 움직임이 소비자에게까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2019년 휠라코리아 매출은 6122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2020년 5288억원, 지난해 4793억원으로 내림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보복 소비로 패션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대비되는 결과다. 매 시즌 신상품을 출시해야 하는 패션업계 특성상 쌓이는 재고에 잦은 할인 행사를 벌여 브랜드 이미지가 타격을 입은 것도 한 몫 했다.
올 2분기에도 매출 1262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7.8%, 7.4% 감소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w0384@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