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증시의 中 기업 퇴출 위기 곧 일단락, 홍콩서 '출장 감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6 13:56

수정 2022.08.26 13:56

美中 양국, 美 증시의 中 기업 회계 감사 분쟁 합의 임박
美 감사관들이 홍콩에서 中 기업 회계 자료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
합의 성공하면 中 기업도 美 증시에 남을 수 있어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로이터뉴스1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NYSE)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뉴욕 증시에서 중국 기업들의 집단 상장폐지를 초래했던 미국과 중국의 회계 감사 분쟁이 조만간 종결될 예정이다. 미국에 회계자료를 보여줄 수 없다던 중국은 한발 물러서 미국 관계자가 홍콩까지 오면 거기서 자료를 보여주겠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및 이들의 회계 감사 법인들에게 상장 기업의 회계 감사 보고서와 기타 자료들을 본토에서 홍콩으로 반출할 수 있도록 허락할 계획이다. 관계자에 의하면 해당 자료들이 홍콩에 도착한 이후 미국의 회계 감독기구인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 소속 감사관들이 홍콩에서 이를 확인할 예정이다. 이미 중국의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위)는 일부 기업들에게 해당 계획을 알렸으며 이르면 다음달에 미국의 감사관들이 홍콩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증감위는 해당 보도와 관련된 질문에 대답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고 PCAOB 역시 답변을 거부했다. 관계자는 이번 계획이 완전히 합의된 것이 아니라며 미국 쪽에서 중국 기업의 회계 감사 보고서에 완전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그때나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미 증시에는 ADR(미 증시에서 발행한 주식예탁증서) 형태로 약 300개의 중국 기업 주식이 상장돼 있다.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와 기밀 유지를 이유로 PCAOB가 미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회계를 직접 감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과거 중국 기업 유치를 위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중국 기업에 예외를 인정했으나 최근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서 더 이상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미 의회는 중국 기업들의 분식회계 여파가 미 증시까지 흔들자, 2020년 말 미 회계기준에 3년 연속 미달한 외국 기업을 증시에서 퇴출할 수 있도록 규정한 외국회사문책법을 도입했다. 알리바바, 바이두, 징둥 등 약 160개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이 이미 지난해 발효된 외국회사문책법을 위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WSJ는 이들을 포함해 약 200개 중국 기업들이 2024년 초부터 미 증시에서 퇴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 증시에 상장됐던 시노펙(중국석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찰코(중국알루미늄기업), 중국생명보험, 시노펙의 자회사 상하이석유화학을 포함한 5개 중국 국영 기업들은 이달 자진해서 상장 폐지 신청을 냈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일부 기업들은 미 증시 퇴출 상황을 대비해 홍콩에 이중 상장을 검토중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금융 당국은 최근 중국 기업들에게 중국의 정보 보안 규정 및 개인정보 규정만 지킨다면 미 증시에 남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당국은 홍콩에서 검사한다면 미 감사관들이 제한 없이 중국 기업의 회계 자료를 살펴보도록 허용할 생각이다.

PCAOB의 에리카 윌리엄스 위원장은 이달 초 WSJ와 인터뷰에서 홍콩에 갈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팀은 합의만 이뤄진다면 짐도 다 쌌고 갈 준비가 됐다”면서 합의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시험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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