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한국 네번째 추기경 탄생...교황, 유흥식 추기경 등 20명 서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8 07:02

수정 2022.08.28 07:02

[파이낸셜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신임 추기경 20명의 서임식을 진행하고 있다. 추기경은 가톨릭 내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갖는다. AFP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신임 추기경 20명의 서임식을 진행하고 있다. 추기경은 가톨릭 내에서 교황 다음의 권위와 명예를 갖는다. AFP연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이하 현지시간) 유흥식 라자로(70)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비롯해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유 추기경은 한국인으로는 네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추기경 20명을 서임했고, 이날은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서임식을 거행했다.

AP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85세의 교황은 이날 교황 선출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6명을 포함해 이날 추기경 20명을 서임했다.

추기경은 교황 바로 아래의 가톨릭 최고 성직자로 교황을 뽑는 기구인 콘클라베에 참석할 권리가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을 교황으로 뽑는다. 교황이 뽑히면 굴뚝으로 하얀 연기를 내보내 교황 선출이 끝났음을 알린다.

유 추기경은 김수환 스테파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 그리고 염수정 안드레아(78) 추기경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4번째로 추기경에 임명됐다. 김 추기경과 정 추기경은 각각 2009년, 2021년 선종했다.

올해 85세인 교황은 지금까지 콘클라베 참석 자격이 있는 80세 미만 추기경 132명 가운데 83명을 임명했다.

132명 가운데 나머지 49명은 요한바오로2세, 베네딕토16세 등 전임 교황 2명이 임명한 추기경들이다.

베데딕토16세 교황은 2013년 돌연 사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그 뒤를 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까지 8차례에 걸쳐 추기경들을 임명했고, 그 덕분에 그를 이을 교황이 자신과 같은 교회 비전을 공유하는 이가 될 가능성을 높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서임식에서 서임된 추기경들의 임무를 환기시켰다. "세상 끝까지,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주변부까지 모든 이들에게 마음을 열라"는 것도 추기경들의 임무 가운데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임된 새 추기경들의 면면은 다양하다.

우선 인도 히데라바드 대주교인 안토니 풀라(60) 추기경은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가장 최하위 계층인 불가촉천민, 달리트 계급 출신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이번 추기경 서임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강하게 주장해 온 가나 출신의 리처드 쿠리아 바워버 주교도 새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동안 LGBTQ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지지해왔다.

바워버 추기경은 그러나 이날 서임식에 참석하지는 못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워버 추기경이 서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떠나 26일 이탈리아 로마에 도착했으나 심장병으로 곧바로 병원에 후송됐다면서 추기경들에게 기도를 당부했다.

아마존에서도 첫 추기경이 나왔다.

브라질 마나우스의 울리히 스타이너 대주교가 남미 아마존 출신으로 처음으로 추기경에 서임됐다.

스타이너(71) 추기경은 AP와 인터뷰에서 아마존 지역에서 폭력이 증가하는 점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스타이너 추기경은 그러나 이같은 폭력은 자생적인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된 것이라면서 돈과 탐욕이 폭력을 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임명된 추기경 가운데 최연소는 몽골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 출신의 죠르지오 마렝고 신부였다. 그는 올해 48세로 가톨릭 신도가 1300여명에 불과한 몽골에서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추기경 서임을 거부한 성직자도 있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초에 이번에 추기경 21명을 서임했다. 그러나 은퇴한 벨기에의 뤽 반 루이 주교가 2004~2020년 성직자 성추문 사건 당시 자신이 부적절하게 대처했다면서 자격이 없다고 추기경 서임을 반려했다.


한편 염 추기경은 만 80세가 되는 내년 12월, 유 추기경은 앞으로 10년 동안 교황 선출 투표권이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