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이후 수습책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7일 열린 국민의힘 긴급 의원총회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지난달 8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이준석 전 대표에게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린 뒤 이를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해 '대표 권한대행'이 아닌 '대표 직무대행' 체제를 만들어놓은 게 법원이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비상 상황이 아니다"라고 판단하게 하는 빌미를 줬다는 이유였다.
조경태 의원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지도부는 대승적 결단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책임론도 제기됐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능력도 경험도 없이 무능과 무책임으로 집권·여당을 이 지경까지 만든 것에 가장 큰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이 대표 책임은 끈질기게 물으면서 윤핵관은 왜 단 하나의 책임도 안 지려 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가시적으로 보이는 권성동 원내대표 뿐 아니라, 뒤에 숨어 대통령 내세우며 호가호위하고 국회의원 줄 세우고 자기정치에만 몰두하는 장 모 의원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장 모 의원'은 장제원 의원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 장제원 의원과 함께 윤핵관의 원조 격인 윤한홍 의원도 장제원 의원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27일 긴급의원총회에서 윤 의원은 지난달 29일 '신(新) 윤핵관'으로 불리는 배현진 의원이 전격적으로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직후 박수영 의원의 주도로 초선 의원 32명이 "신속한 비대위 전환을 촉구한다"는 연판장을 돌린 걸 언급하며 "연판장을 주도했던 의원들도 나와서 한 말씀 하라"라고 했다.
당시 권 원내대표는 비대위 전환에 부정적이었는데 이 연판장이 비대위로의 전환을 촉진했기 때문에 권 원내대표 외에 이 32명도 현 상황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취지다.
다른 윤핵관 그룹과 달리 그동안 정치적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던 윤 의원이 나서자 당내에선 "권 원내대표를 옹호하고,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윤핵관 내부에서도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한홍 의원이 가깝고 장제원 의원과 박수영 의원이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중론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 같은 당내 논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열린 고위당정협의에서 "국민만 바라보고 당정이 하나 돼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한편 윤상현, 유승민 등 중진 의원들은 권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윤핵관 전부를 싸잡아 "물러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윤상현 의원은 의총에서 윤 대통령과 이 전 대표의 화해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측근과 실세는 억울해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당분간 2선 후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대표 징계 결정 때부터 윤핵관을 '조직폭력배'라고 비판했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윤핵관들은 조폭처럼 굴지 말고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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