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진욱 기자 = "졸업 실감을 못한채 사회에 나왔는데 이렇게 다시 축하받을줄 몰랐어요"
지난해 8월 졸업한 직장인인 김모씨(28)는 3년만에 대면으로 진행되는 졸업식에 참석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졸업식을 진행했던 서울대는 올해 후기 학위수여식에 지난 졸업생들을 초대했다.
29일 오전 10시쯤 '제 76회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을 참석한 수백명의 졸업생과 가족들은 이날 정문앞에서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찍고 기쁨을 나눴다. 차량 통행을 피해 도로 가장자리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자신의 기념촬영 순서를 기다렸다.
경영학과 졸업생 김모씨(26)는 "치열하게 보냈던 학창시절의 순간이 그때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았다"며 "지나고 보니 (그 순간이)설렜던것 같아 졸업을 앞두고 섭섭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체육교육과 졸업생 신모씨(26)는 "코스모스 졸업이라 친구들을 굳이 부르지 않았는데 몰래 찾아와 축하해줬다"며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졸업이라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서울대학교는 이날 오전 10시30분쯤 관악캠퍼스 종합체육관에서 '제76회 후기 학위수여식'을 진행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서는 학사 959명, 석사 1041명, 박사700명 등 총 2700명에게 학위가 수여됐다.
특히 이번 학위수여식에는 지난 졸업생들(2020년 8월~2022년 2월, 2020년 2월 미개최)도 초정됐다. 이날 행사에 500명 이상의 졸업생들이 참가 신청하기도 했다.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은 마스크를 쓴 채 얼굴을 가렸지만 눈가에는 미소가 가시지 않았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모여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는 등 졸업식을 즐겼다.
지난 졸업생들을 대표해 이날 참석한 수의학과 백민준씨는 "6년동안의 학창생활에서 운이 좋게 사회 구성원의 일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동고동락 했던 서울대 구성원들 덕분이었다"며 "이제는 사회에서 이 감사함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코로나19 시대는 인류에게 닥친 어려움을 세계적으로 합심해 이겨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준 시간이었다"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가는 시점에 세상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딛는 졸업생들은 새로운 세계의 설계자가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 자리에서 졸업생과 더불어 축하를 받을 특별한 손님이 계신다"며 "올해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와 민주화 운동을 참여했다가 졸업하지 못한 선배님 7분 마지막으로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비대면 졸업식에 만족해야했던 졸업생 여러분이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는 민주화 운동 당시 사망 등의 사유로 제적돼 졸업하지 못한 7명의 민주화 열사(김태훈 경제학과 78학번, 김학묵 사회학과 78학번, 박혜정 국문학과 83학번, 송종호 서어서문학과 87학번, 이동수 원예학과 83학번, 이진래 제약학과 79학번, 황정하 토목공학과 80학번)를 명예 졸업자로 선정하고 이날 유가족에게 명예 졸업증서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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