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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의 중앙은행들, 앞으로 5년은 불확실성 헤쳐나가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9 16:35

수정 2022.08.29 16:35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로이터뉴스1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로이터뉴스1


[파이낸셜뉴스] 지난 25~27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가 통화 긴축을 외치는 ‘매파’적 메시지로 마무리된 가운데 앞으로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잭슨홀에 모인 관계자들은 앞으로 5년간 경제 환경이 수십년 전보다 훨씬 혼란스럽다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모였던 중앙은행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타 고피나스 수석 부총재는 FT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최소 5년간 각국의 금리 정책 결정은 팬데믹 이전 20년 전보다 훨씬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경제환경을 보면 공급 충격이 과거 우리가 겪었던 것보다 불확실해지면서 통화정책에 따른 대가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통화 긴축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가 핵심 주제였다. 이와 관련해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잇따라 금리를 올리고 있는 선진국 경제를 지적한 뒤 “금리 인상은 경제에서 여러 가지 마찰을 수반하며 이는 선진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진국 금융 당국이 공급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을 무시하고 무턱대고 금리만 올려서는 안 된다고 진단했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26일 연설에서 물가상승을 잡으려면 경기 둔화를 각오하더라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른 연준 인사들 역시 내년 초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4%까지 올라야 한다며 금리 인상을 강조했다.

유럽 선진국들도 비슷한 생각이다. 잭슨홀 회의에 참석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이자벨 슈나벨 이사는 “높은 물가상승률이 고착될 수 있어 중앙은행이 강력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같은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와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들도 금리 인상을 촉구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을 관장하는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마이너스(-) 0.5%에서 0%로 인상했다. ECB의 기준금리 인상은 2011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고피나스는 특히 ECB의 금리 인상을 지적하며 유럽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ECB가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면 경기는 경기대로 침체되고 에너지 부족으로 물가는 계속 올라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편 맬패스는 국제적으로 금리가 상승세를 타면 신흥시장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흥시장 국가들은 금리가 오르면 이자 비용이 커지고 신규 부채 조달도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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