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여야는 당 쇄신과 민생 돌보기 경쟁에 나서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29 18:27

수정 2022.08.29 18:27

여 지도부 '선당후사' 중요
거야, 협치에 진심 보이길
(서울=연합뉴스) 여야가 내홍과 지도부 선출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9월 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열린다. 사진은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서울=연합뉴스) 여야가 내홍과 지도부 선출 이후 어수선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9월 1일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정기국회가 열린다. 사진은 김진표 국회의장(가운데)과 여야 원내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9월 1일 문을 열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여야가 한국 경제에 들이닥치고 있는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헤쳐 나가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그러나 각당의 복잡한 당내 사정으로 전망은 밝아 보이지 않는다. 여야 공히 정략 대신 민생을 한가운데 놓는 포지티브 경쟁이 국민의 신뢰를 얻는 첩경임을 명심할 때다.

무엇보다 집권 여당이 총체적 난조를 보이고 있으니 한심하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결정과 관련해 27일 당헌·당규를 정비한 뒤 새 비대위를 구성키로 했다. 하지만 분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이른바 '윤핵관' 측이 여전히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이 전 대표 추가 징계와 한시적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인 권 원내대표의 진퇴에 따라 내홍이 더 확산될 소지가 농후하다.

더불어민주당도 마음은 콩밭에 가 있긴 마찬가지다. 27일 전당대회를 거쳐 '이재명 호'가 출항했지만, 각종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대장동·백현동 개발특혜, 성남FC 후원,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이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수두룩하다. 이에 대한 방탄용으로 이미 '당헌 80조'를 꼼수로 개정한 그가 '이재명의 민주당'을 만들어 여야 전면전을 겨냥한 드라이브를 걸 공산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하지만 지금이 어느 때인가. 신냉전과 보호무역주의 기류 속에 글로벌 경제는 경기침체(Recession) 공포에 휩싸여 있다. 한국 경제도 예외는 아니다. 국정의 무한책임을 진 여당 지도부부터 선당후사의 자세로 민생개혁에 총대를 메야 한다. '내부총질' 파문의 한쪽 당사자인 권 원내대표가 그 물꼬를 터야 한다. 당 지도체제를 정상화할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고 2선으로 물러나란 뜻이다. 성상납 및 증거인멸 의혹으로 화근의 단초가 된 이 전 대표 역시 자성 모드를 택하기 바란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야당도 국정운영 절반의 책임을 갖고 있다. 여당 시절 민주당은 민생입법은 뒷전에 두고 공수처법·선거법 개정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다시 압도적 의석만 믿고 입법독주를 감행해서는 곤란하다.
이재명 대표는 27일 "역사를 되돌리려는 퇴행과 독주에는 결연히 맞서 싸우겠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여야 협치를 논의하자는 그의 제안이 진심이기를 바란다.
혹시 이 대표가 소위 '개딸'(개혁의 딸) 등 강성 팬덤에 기대어 자신의 위기를 돌파하려 한다면 민심은 더 멀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