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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이재명 '구밀복검' 첫 회동.. 종부세·예산안 두고 신경전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31 14:06

수정 2022.08.31 14:06

이재명 野 대표 당선 후 권성동과 첫 회동
"대선 공통공약 추진하자" "민생 위한 협치" 말하면서도
종합부동산세-2023년 정부 예산안 두고는 신경전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 대표가 31일 당선 후 처음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 직무대행과 공개 회담을 가졌다.

양당 수장들은 "대선 공통공약을 추진하자", "민생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자"면서도 종합부동산세와 2023년도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날이 선 말들을 주고 받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권 원내대표실을 찾아 당선 후 처음으로 공개 회동을 가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처음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압도적 승리를 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어 "이 대표께서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닌 '민주당의 이재명'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드디어 이재명의 민주당이 됐다"고 뼈 있는 말을 하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께서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민생이라고 하신 말씀을 아주 인상깊게 들었다"면서 "민생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이 대표 말씀처럼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협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여의도의 여당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법안 하나도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대선 과정에서 나온 양당의 공통 공약들을 하루 빨리 입법화하기 위한 노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 대표는 "존경하는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님 반갑다"라며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정치의 요체는 주권자인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다. 국민이 원하는 바를 충직하게 시행하는 일꾼이 돼야 민생 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역시 민생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 다수 의석을 점한 야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이 독특하다"라며 정부·여당의 민생 정책에는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원내대표가 대선 공통공약 추진을 언급한 데 대해 "저희도 수 차례 여야 대선 공통공약 추진기구를 만들어서 국민께 약속한 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며 "권 원내대표가 말씀해주셔서 진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우리가 국민의 대리인이기 때문에 마이너스 경쟁, 발목잡기 경쟁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하기 바란다"고 했다.

여야 수장들이 '훈훈한' 덕담을 주고 받은 이후에는 종부세, 예산안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 발언 이후 "종부세 완화와 관련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그런 부분은 잘 들여다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종부세 문제에 대해서는 당에 가급적 협력하라는 입장을 가지라고 얘기했다"면서도 "권 원내대표께서 지나치게 과도한 욕심을 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응수했다.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31일 국민의힘 원내대표실 찾은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권성동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 대표는 정부가 내년 예산안에서 임대주택, 지역화폐 예산을 삭감한 것에 대해 날을 세웠다.

그는 "대통령께서 반지하방 참혹한 수해 현장을 보시고 주거 환경 개선에 대한 말씀도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까 임대주택 예산안에서 5조원 이상을 삭감했다. 그런 것도 생각해보시라",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에 큰 도움이 되는 지역화폐 예산도 전액 삭감했다"라며 웃으면서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노인 일자리, 청년 일자리 예산 삭감이라고 하는 건 지나친 것 같다. 어쨌든 그런 얘기는 앞으로 하자"면서 "민주당의 철학과 우리 당의 재정 구조,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 불러서 그 점에 대해 토론하자"며 웃으면서 맞받았다.


여기에 이 대표가 "서민 눈물을 닦아주는 게 정치라고 하지 않았냐"고 응수하자, 권 원내대표는 "그렇지만 민주당 정책대로 하는 것이 올바르고 효과가 있는 것인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 방법대로 하는 것이 결과가 좋을지는 치열한 논쟁이 필요하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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