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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주식 14년만에 첫 처분… 버핏 '헤어질 결심' 섰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31 18:11

수정 2022.08.31 18:11

8월 30일 기준 주가 32배 상승
버핏 지분가치 10조1700억 달해
실적부진·성장성 의심받는 상황
일각 "이익실현 첫단계" 무게
비야디 주식 14년만에 첫 처분… 버핏 '헤어질 결심' 섰나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비야디(BYD) 지분을 일부 매각했다. 비야디는 상반기 순이익 급증에도 주가가 소폭 하락했다. 버핏이 비야디에서 발을 빼는 신호탄인지 단순 이익 실현인지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비야디는 버핏의 최대 투자종목 중 하나다.

8월 31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홍콩증권거래소는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같은 달 24일 홍콩증시에 상장된 비야디 주식 133만주를 팔아치웠다고 공시했다.

주당 평균 277홍콩달러, 총 3억6900만홍콩달러(약 635억원)어치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비야디 지분은 20.49%에서 19.92%로 낮아졌다.

전체 보유주식을 놓고 보면 이번에 매각한 주식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버핏이 비야디에서 손을 떼는 시작점일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버핏이 비야디 지분을 축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7월 11일에는 홍콩증권거래소 청산결제시스템(CCASS)에 등록된 씨티은행의 BYD 보유지분이 2억2500만주 늘어나면서 '버핏이 양도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제기된 바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보유한 비야디 주식 수와 비슷한 수치여서다.

홍콩증시에서 주식을 매도하려면 먼저 CCASS에 등록해야 한다. 따라서 씨티은행 지분이 급격히 증가한 것은 버핏이 비야디 지분을 정리하는 수순일 것으로 분석됐고, 두 달이 지나기 전에 첫 주식 매각이 이뤄졌다.

비야디와의 결별에 무게가 실리는 다른 이유는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버핏이 14년 만에 비야디 주식을 처음으로 내다 팔았다는 점이다.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를 통해 2008년 9월 비야디 주식을 주당 8홍콩달러에 모두 2억2500만주, 18억홍콩달러(약 3096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후 한 주도 팔지 않았고, 비야디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신차 출시 행사에도 참석했다.

8월 30일 종가인 주당 263홍콩달러로 단순 계산하면 이 기간 동안 비야디 주가는 32.875배 상승했다. 버핏의 지분도 591억7500만홍콩달러(약 10조1700억원)로 가치가 급등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버핏의 매도를 '이익실현'의 첫 단계로 보는 시각이 있다.

비야디의 시가총액은 테슬라, 도요타에 이어 세계 3위까지 올랐으나 실제로는 '돈을 벌지 못하는 기업'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중국 정보통신(IT) 전문매체 두뉴스에 따르면 비야디의 매출액은 2016년 1034억위안에서 2021년 2161억위안으로 증가했다. 반면, 순이익은 51억위안에서 30억위안으로 떨어졌다. 2016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나머지 4년 동안은 순손실을 냈다.

두뉴스는 "일각에선 현재의 높은 시가총액이 미래 폭발적인 성장 기대에 대한 초과 지출이라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라며 "비야디가 계속해서 우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비야디는 전날 올해 상반기 순익이 3배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버핏의 비야디 주식 매각 소식이 먼저 나오면서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당일 비야디의 주가는 전날 대비 중국 본토 A주는 0.86%, 홍콩 H주는 0.45% 하락했다.

외신은 버핏이 2007년 중국 페트로차이나 주식을 3개월 동안 7차례에 걸쳐 매각한 사례를 들면서 과거에도 중국기업 주식을 단계적으로 처분했다고 전했다.

다만 매각 지분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투자자들에게 안심을 주는 '호재'로 보는 평가도 있다.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매각한 비야디의 지분은 1% 미만"이라며 "주가 하락 폭도 전체 항셍지수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동베이증권도 "올해 글로벌 신에너지차 시장에서 중국시장은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비야디의 전기차 판매는 테슬라를 넘어서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면서 "버핏의 투자 스타일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청산을 선택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