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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백악관 “북한 7차 핵실험 시 ‘추가 행동’ 나설 것” 강력 시사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8.31 21:13

수정 2022.08.31 21:13

미 국무부, 중국 "북한 도발에 책임 있어…사드 비판 부적절”
국방부 장관 "북 핵실험 준비 마치고 보복 위협...안보 상황 엄중
미 백악관. 사진=미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미 백악관. 사진=미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이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 등 역내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 추가 행동에 나설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NSC 대변인실 관계자는 29일 미국의소리(VOA)의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한 질의에 “우리는 앞서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해왔다”면서 “그런 실험은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 일본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철통같은 공약을 입증하기 위해 미국이 추가 행동에 나서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NSC 대변인실은 또 “미국은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동맹국,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하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재확인하면서도 도발에 대응하고 제재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한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기지 정상화 노력과 관련해 중국의 비판과 압박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지난 2018년 8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휘소 등 건물을 폭파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지난 2018년 8월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 내 지휘소 등 건물을 폭파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지난 11일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 평가는 북한의 자체적인 공개 성명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29일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VOA의 북 핵실험과 관련한 질의에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며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로 남아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파텔 부대변인은 “우리의 정책은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배치된 군대의 안전을 증진하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를 탐색하는 데 열려 있고 기꺼이 그렇게 하려는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전제조건 없이 북한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우리의 제안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기를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의 최근 도발에 대응하고 기존의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이행할 진지한 의무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3번 터널 주변 현장. 출처=비욘드 패럴렐 누리집
북한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3번 터널 주변 현장. 출처=비욘드 패럴렐 누리집
파텔 부대변인은 ‘최근 한국 정부가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 평가협의회를 구성한 것’과 이에 따라 예상되는 중국의 반발에 대해선 “미국은 사드가 북한의 무기 프로그램에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신중하고 제한적인 자위적 방어 역량이라고 믿고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방위적 수단을 포기하라고 비판하거나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미국과 한국은 한국과 한국 국민들을 무력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동맹군을 보호하기 위한 순전히 방어적인 목적으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겠다는 동맹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7일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과학원 동방학연구소 한국·몽골 과장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을 부추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들은 북한이 하루빨리 핵실험을 진행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29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도 이 내용을 비중 있게 보도하며 ‘미국과 한국이 한반도 주변 정세를 고의적으로 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1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발사대 주변에 사드 기지 정상화를 앞두고 여러 종류의 차량과 물자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 8월 18일 오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기지 발사대 주변에 사드 기지 정상화를 앞두고 여러 종류의 차량과 물자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29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보고를 하면서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에 있고 현재 특이동향은 없지만 도발 징후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한 군 동향에 대해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는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에서 특이동향은 미식별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장관은 "북한이 지난 6월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약 2개월 만에 순항미사일을 발사했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등의 발사 준비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은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프리덤실드(UFS)가 진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완료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한미 연합연습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언급하는 등 엄중한 안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한국 정부 당국은 올해 초부터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왔지만 북한은 아직 핵실험을 감행하지 않고 있다.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지난 2020년 7월 27일 일본 근해에서 미·일 연합훈련을 했다. 미일 연합훈련 중 일본에서 출발한 특수작전용 수직이착륙기 CV-22B는 경북 포항 인근 동해상을 비행했다.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 캡쳐
미국 공군 B-1B 전략폭격기가 지난 2020년 7월 27일 일본 근해에서 미·일 연합훈련을 했다.
미일 연합훈련 중 일본에서 출발한 특수작전용 수직이착륙기 CV-22B는 경북 포항 인근 동해상을 비행했다. 사진=미 공군 홈페이지 캡쳐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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