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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세난 공포에도…'거꾸로 가는' 과천 전셋값

김동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2 05:00

수정 2022.09.02 05:00

최근 2개월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최근 2개월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추이 /그래픽=정기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경기도 과천의 전세시장이 서울·수도권과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그 원인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전세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할 때에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최근 역전세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전반적으로 전세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20주 연속 '나홀로 상승'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그 원인으로 재건축 이주 수요를 꼽으며, 추가 이주 수요로 한동안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울·수도권 중 20주 연속 '나홀로 상승'

경기 과천시 래미안슈르 아파트 전경.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10억5000만원으로 지난달 가장 비싸게 계약된 동일 평형의 전세 매물보다도 2억6500만원이나 비싸다. 사진=김동호 기자
경기 과천시 래미안슈르 아파트 전경.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10억5000만원으로 지난달 가장 비싸게 계약된 동일 평형의 전세 매물보다도 2억6500만원이나 비싸다.
사진=김동호 기자
2일 한국부동산원 8월 5주(8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의 전세가격은 0.18% 올랐다. 올해 1·4분기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과천은 4월 2주 0.00%로 보합 전환한 뒤 4월 3주(0.01%) 이후 20주 연속 전셋값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중 유일하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과천의 전셋값 상승세는 지난해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임대차 2법(전세계약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적용 1년을 맞은 지난해 7월 전국 아파트 전셋값이 1년새 10.26%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과천의 전셋값은 -2.32% 떨어지며 마이너스 행진을 기록했다. 당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상반기 입주한 아파트들의 전세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하반기 과천 자이 등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공급이 예고돼 전세가격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4주 이후 전세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선듯 했지만, 과천자이(2099가구)가 입주를 시작하며 12월 4주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서울·수도권의 역전세난 속에서도 이어졌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전세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졌다. 서울 강남에서도 시세보다 전셋값을 1억~2억 이상 낮춰야 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집주인들은 전세 만기가 임박해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만기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전세가 상승 한동안 이어질 듯

재건축을 앞둔 경기도 과천시 주공5단지 전경. 주공4단지에 이어 5단지의 이주가 시작되면 과천은 한동안 전셋값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김동호 기자
재건축을 앞둔 경기도 과천시 주공5단지 전경. 주공4단지에 이어 5단지의 이주가 시작되면 과천은 한동안 전셋값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높다. 사진=김동호 기자
반면 과천은 7월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그 원인을 과천주공4단지의 9월 이주로 꼽았다. 과천주공4단지는 기존 15층 1110가구에서 35층 1437가구로 재건축된다. 이주 기간은 1일부터 11월 30일까지고, 입주는 2026년 상반기로 예정됐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주민 대부분은 이미 인근의 래미안슈르 등 인근 아파트를 비롯 평촌·인덕원으로 이사 계획을 세웠다"며 "단지가 1000가구가 넘는 만큼, 아직 이사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주민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전세매물 호가도 높아지고 있다.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의 전세 호가는 10억5000만원이다. 8월 전세계약한 가장 비싼 매물 7억8500만원과 비교해도 2억6500만원이나 비싸다.
지난해 가장 높은 가격에 전세계약한 9억2000만원과 비교해도 1억3000만원이나 높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2학기 개학과 하반기 이사철이 겹치면 전월세난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과천주공4단지가 이주를 마치면 또 800가구 규모의 과천주공5단지의 이주가 시작될 예정이라 한동안 전셋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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