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동나이 나이론 법인 신설 등 사업 확대 주문
효성티앤씨 등기이사 오른 뒤 해외사업 강화 '첫단추'
섬유사업 수익성 강화에 '박차'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효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섬유업체 효성티앤씨가 최근 베트남 동나이 지역에 나이론 법인을 새로 만들었다.
올해 3월 효성티앤씨 사내이사에 오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나이론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적극 투자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효성티앤씨 나이론 사업은 앞으로 더 확대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의 지시로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나이론 제조업체인 '효성 동나이 나이론'에 15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달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효성 동나이 나이론 법인을 ▲동나이 법인 ▲동나이 나이론 법인으로 분할했다.
효성 동나이 법인은 분할 이전에 스판덱스와 나이론 원사, PTMG(폴리테트라메틸렌글리콜)의 제조 및 판매를 맡았다.
효성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3월 사업 확장 차원에서 조현준 회장을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도 했다. 조 회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는 이후 5월에 베트남 나이론 사업 강화를 위해 효성 동나이 나이론 법인에 1500억원 출자를 결정했다.
이번 효성 동나이 나이론 법인 신설은 이처럼 조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베트남 나이론 사업을 확장하려는 일련의 수순이다.
스판덱스 사업이 섬유부문 매출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사업 구조상 나이론 사업 비중 자체는 크지 않다. 하지만 나이론 사업이 지속적으로 이익을 내는 알짜배기 사업이어서 놓칠 수 없다는 게 효성 측 설명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나이론 사업 매출 규모를 따로 공개하진 못한다"며 "나이론 사업 매출 자체는 크지 않지만, 국내외에서 꾸준히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어서 앞으로도 계속 챙겨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이론 뿐 아니라 스판덱스 설비도 인도와 터키 등에서 계속 증설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이론 법인 신설과 설비 증설이 베트남에서 이뤄지는 것도 주목된다. 조 회장의 '베트남 사랑'이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은 2018년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쑤언푹 국가주석(당시 총리)을 만나 "베트남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삼아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세계 1위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뿐 아니라 화학과 중공업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효성그룹은 2007년 처음으로 베트남 법인을 세운 이래 18억 달러(약 2조4000억 원)를 투자해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나이론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효성 동나이 나이론은 최근 조직 개편을 통해 별도 회사로 출범하며 앞으로 사업 확장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효성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나이론 사업을 차기 성장 사업으로 삼고 있다"며 "여기에는 조현준 회장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효성티앤씨 사업은 크게 섬유와 무역 사업으로 나뉜다. 나이론 사업이 포함된 섬유 부문(스판덱스, 나이론 원사, PTMG 생산 등)은 올 상반기 매출 3조6392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효성티앤씨 전체 매출의 74.2%에 해당한다.
이번 베트남 동나이 나이론 법인 가동을 계기로 기존 동나이 법인 아래 있던 나이론 증설 담당 조직은 새롭게 설립된 동나이 나이론 법인으로 옮겨간다. 이에 따라 베트남 나이론 공장 건립 프로젝트인 'VN-2 프로젝트 건설 TFT'와 공정 TFT도 신설되는 나이론 법인이 맡는다.
동나이 나이론 법인 신설로 인사 발령도 이뤄졌다. 김치형 효성티앤씨 대표는 동나이 나이론 법인장을 겸한다. 김 대표는 앞서 효성 베트남 법인장과 동나이 법인장을 맡으며 베트남을 글로벌 전초기지로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번 조직 개편도 사실상 조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재계에선 조 회장의 효성티앤씨 사내이사 등재를 경영권 강화와 투자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경영 움직임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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