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金값'된 채소…'차례상 물가'에 주부들 한숨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2 05:00

수정 2022.09.02 05:00

[파이낸셜뉴스] #. 50대 주부 김씨는 최근 장을 보러 갔다가 물가에 깜짝 놀랐다. 김씨는 "배추 한 포기에 1만2000원, 깐쪽파는 3분의 1단이 6000원이라 입이 떡 벌어졌다"며 "상인들이 추석 전까지 물가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해 차례상은 어떻게 차릴지 벌써부터 한숨이 나온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추석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추석을 앞두고 식재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농수축산물 공급량을 평상시 보다 1.5배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 기준 배추 한 포기의 소매 평균가격은 7032원이다.

1년 전(3437원) 보다 104.6% 급등했다. 1개월 전(4159원)에 비해서도 69.1% 올랐다. 지역별로 서울의 평균 가격은 1만600원에 달한다. 시금치 1kg 소매가도 3만418원으로, 1년 전(2만2691원) 대비 34.1% 올랐다. 무도 1개당 3059원으로, 전년(1760원) 대비 73.8% 상승했다.

폭염·폭우에 채소대란…식재료값 고공행진
주요 식재료 가격상승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주요 식재료 가격상승 현황 /그래픽=정기현 기자
깐마늘 소매가는 1kg당 1만3152원으로, 마찬가지로 1년 전(1만2095원) 대비 8.7% 올랐다. 최근 배추와 무는 재배면적 감소와 일조량 부족에 따른 생육 지연 등으로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물가상승에 힘입어 차례상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aT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평균 31만8045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대비 6.8%(2만241원) 상승한 수치다. 업태별로는 전통시장이 27만2171원, 대형 유통업체는 36만3920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7%, 6.6% 올랐다.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보다 평균 25%(9만1749원) 저렴했다.

품목별로는 지속되는 폭염에 유례없는 폭우가 겹치며 시금치, 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높았다. 이른 추석 출하에 따른 생육 부진으로 대과의 비중이 감소한 사과가 상승세를 보였다. 또 원재료 수입단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밀가루, 두부, 다식 등 가공식품이 전반적으로 올랐지만 수급이 안정적인 쌀, 깨, 조기는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추석 차례상 비용 31만8000원선 6.8% 올라

한국물가협회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올해 전통시장에서 추석 차례상 장을 볼 경우, 4인 가족 기준 27만7940원이 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전년 대비 6.4% 늘어난 수치다. 최근 폭염과 폭우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물가협회 관계자는 "농산물 주요 산지에서 폭염과 가뭄이 지속한 데다가 수확기 집중호우도 발생해 주요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국제 곡물과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육란류를 비롯한 가공식품의 가격도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차례상을 차리는 가정 뿐만 아니라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고물가에 한숨을 쉬고 있다.
국내 최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도 고물가에 대한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재료 몇가지 골랐는데 (가격이 과거의) 2~3배는 되는 거 같네요.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샐러드 가게 합니다.
야채 미치겠어요. 양상추 오늘 12개 5만6000원" 등 토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