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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에 최첨단 AI 반도체 수출 금지...기술 견제 시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1 19:59

수정 2022.09.01 20:05

바이든 정부, 엔비디아-AMD에 최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
AI 및 미디어 인식 시스템에 필수 기술 통제
中 "과학기술 패권주의" 강력 비난
지난해 10월 1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알리바바가 주최한 연례 클라우드 관련 행사인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방문객들이 엔비디아의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AP뉴시스
지난해 10월 19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알리바바가 주최한 연례 클라우드 관련 행사인 압사라 컨퍼런스에서 방문객들이 엔비디아의 부스를 구경하고 있다.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첨단 기술 습득을 견제하고 있는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미 반도체 기업들에게 앞으로 인공지능(AI)용 고급 반도체를 중국에 팔지 말라고 지시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지난달 26일에 새로운 수출 관련 허가 규정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인 A100(코드명 암페어), H100(코드명 호퍼), 서버 완제품인 DGX 등을 앞으로 중국과 홍콩, 러시아에 수출할 수 없게 됐다. 두 제품 모두 기존에 민간 기업 대상으로 수출이 가능한 제품이었으나 바이든 정부는 해당 제품들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며 수출을 금지했다. 아울러 앞으로 엔비디아가 출시하는 반도체 중 성능이 A100과 대체로 대등하거나 더 좋은 제품, 또 해당 반도체가 포함된 시스템도 모두 수출 금지 대상이 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러시아 고객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MD 역시 같은 규정에 따라 AI용 GPU 반도체인 'AMD 인스팅트 MI250'의 중국 수출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MI250보다 전 세대 제품인 MI100 반도체의 수출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GPU 시장 선두 기업인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에 이미 A100·H100 반도체 4억달러(약 5395억원) 규모를 중국에서 수주했다. 엔비디아는 수주 금액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정부에 해당 규정 면제를 신청할 계획이다.

엔비디아는 만약 수출이 무산될 경우 대체 제품을 공급하거나 고객사에 생산 면허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중국이 양사의 제품을 구하지 못한다면 AI 관련 작업 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음성 인식 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예상했다. 중국은 이미 과거부터 AI 기반의 전국적인 감시 시스템을 만들어 국민 통제에 활용했다. AI와 미디어 인식 기술은 감청이나 인공위성 정보 처리 등 군사적 용도로도 쓰일 수 있다.


중국의 왕원빈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방식은 전형적인 과학기술 패권주의"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과학기술의 우위를 이용해 신흥시장의 발전을 억제하려 한다며 시장경제 규칙과 국제 무역 질서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상무부도 "미국 측의 이번 조치는 공평 경쟁의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정을 위반했다"며 반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