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환율의 흐름을 결정지을 주요 분기점'
21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두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한다. 9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50bp(0.50%포인트(p), 1bp=0.01%p) 오를지, 75bp 오를지도 중요하지만 시장은 최종 금리 인상 수준에 대한 FOMC의 판단에 더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기준금리와 환율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함께 공개되는 점도표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FOMC 회의는 현지시간으로 △9월 20~21일 △11월 1~2일 △12월 13~14일에 열린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다. 시장은 올 연말까지 미국의 기준금리가 3.75~4.00%로 오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선물 거래 참가자들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75~4.00%로 오를 확률을 44.9%로, 3.50~3.75%로 오를 확률을 45.5%로 예측했다. 이밖에 3.25~2.50%로 인상될 확률은 9.2%, 3.00~3.25% 확률은 0.3%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현재 기준금리는 2.50%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과 같다. 금통위가 올해 남은 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씩 올리면 연말 3.00% 수준에 머문다. 현재 예상대로라면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최대 1.00%p 벌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전망이 환율 시장에 반영되면서 지난 2일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6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4월1일(1379.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선 1400원 수준까지 환율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선 우리나라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이 필요하지 않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FOMC가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하고 점도표에 공개된 금리 수준 역시 시장의 예상보다 더 오를 경우 우리나라 빅스텝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반대로 이번에 75bp를 올리더라도 다음에는 인상폭을 25bp로 줄인다거나, 점도표의 최종 금리 수준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면 이날을 분기점으로 환율이 내리는 흐름으로 돌아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달러·원 환율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뜀뛰기를 하지 않는 이상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폭을 0.25%p로 고수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오히려 환율이 내릴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2분기부터는 기저효과로 인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물가가 하락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며,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필요성 역시 지금보다 훨씬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경제를 과열하거나 위축시키지 않는 '중립금리'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경기위축을 감내하면서라도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필요성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2.50%로 인상한 8월 25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중립금리 중반 정도로 온 것 같은데 당분간 5% 이상의 높은 물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중립금리 상단 정도로 가면서 물가 오름세를 꺾을 필요는 있다"고 언급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립금리를 현재 기준금리 수준인 2.50%로 판단할 경우 연말 기준금리 3.00%는 긴축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며 "그 이후에는 금통위 내부에서 신중론이 부각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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