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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술공모전 1위 작품, 알고보니 AI가 그린 그림이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5 07:58

수정 2022.09.05 07:58

[제이슨 엘런 디스코드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제이슨 엘런 디스코드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파이낸셜뉴스]
미국에서 열린 미술 공모전에서 인공지능(AI)이 생성한 그림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AI가 그린 그림도 예술로 볼 수 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게임 기획자인 39살 제이슨 M. 앨런이 출품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Theatre D`opera Spatial)이 1위를 차지했다.

수상작은 영국 빅토리아 시대 스타일의 인물들이 거대한 원형 창이 있는 공간 앞에 서 있고, 이 창 너머로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심사위원 대그니 매킨리는 “르네상스 예술이 연상되는 그림 속 풍경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앨런은 “고전적 여자가 우주 헬멧을 쓴 모습에서 출발, 꿈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약 80시간 동안 실험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문제는 해당 그림이 다른 일반적인 작품과 달리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생성’된 작품이었다는 점이다.

앨런은 텍스트로 된 설명문을 입력하면 몇 초 만에 이미지로 변환시켜주는 '미드저니'(Midjourney)라는 AI 프로그램을 활용해 해당 작품을 생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얻은 작품 중 3점을 골라 대회에 제출했고, 이 중 하나가 1위를 한 것이다.

미술전 디지털아트 부문의 규정을 보면 창작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색깔을 조정하는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미지를 편집하는 행위가 인정된다.

그러나 앨런이 자신의 우승 소식을 소셜미디어 디스코드에 올리고, 이것이 다시 트위터로 옮겨가 급속히 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네티즌들은 예술가가 단 한 번의 붓질조차 하지 않은 작품이 우승을 차지하는 게 정당한지, 더 나아가 사람이 아닌 AI가 생성한 그림을 예술작품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는 “로봇이 올림픽에 출전한 격”이라거나 “람보르기니를 타고 마라톤에 참가한 것”, “클릭 몇 번으로 만든 디지털 아트”와 같은 비판이 쏟아졌다. AI가 기존 이미지를 학습해 짜깁기한다는 점에서 ‘고도의 표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미 예술계에선 “창의성(creativity)의 죽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앨런은 NYT에 애초에 자신은 대회에 작품을 제출할 때 '미드저니를 거친 제이슨 M. 앨런'이라고 명시해 AI로 작품을 생성했다는 점을 밝혔기에 작품의 출처를 속인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겼고, 난 그 어떤 규칙도 어기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회에 출전한 계기에 대해 그는 미드저니를 시험해보다가 AI가 생성한 사실적인 이미지에 매료됐고 사람들에게 이런 예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박람회를 감독하는 콜로라도 농업부 측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앨런이 작품을 제출할 때 AI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는 사실을 밝혔고, 해당 부문 규정도 창작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그 어떤 예술 행위도 용인한다는 설명이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