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리모델링 아파트가 '층간소음 사후확인제'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층간소음 해결을 위해 지난달 도입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 대상은 신축 아파트에 한정된다. 이에 따라 리모델링 아파트 내에서도 기존 골조를 살린 가구는 구축으로 판단해 사후확인제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축된 물량만 신축으로 보기 때문이다. 같은 단지 내에서도 강화된 층간소음 기준이 적용되는 가구와 그렇지 않은 가구가 혼재하게 돼 리모델링 사업에 혼란이 우려된다.
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시행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는 공동주택 리모델링에서 증축된 부분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 아파트를 구축(기존 가구)과 신축(증축 물량)으로 구분해서 보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수직증축 또는 별도 동을 짓는 수평증축 방식으로 증가한 가구에 한해서 사후확인제를 시행하고 기존 가구 물량에 대해선 적용하지 않는다. 현행 주택법상 리모델링은 15% 이내에서 가구를 늘릴 수 있다. 예컨대 200가구를 230가구로 늘린 리모델링에서 기존 골조를 유지한 200가구는 빼고 증축한 30가구에 대해서만 사후확인제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국토부는 주택법 기준으로 리모델링 주택에 층간소음 사전인정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았다. 사전인정제는 바닥구조의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사전에 인정기관시험실 등에서 평가하고 성능을 인정받은 바닥 구조만 설계·시공토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리모델링 아파트는 층간소음 사전인정제 적용규정이 없어 새로 도입한 층간소음 사후확인제역시 기존 가구에 적용이 어렵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모델링의 기존 가구에 사후확인제를 시행하기 위해선 주택법령을 개정해야 한다"며 "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현행 리모델링은 슬라브(바닥판) 건축구조를 그대로 둔 채 시공을 하기 때문에 층간소음 개선에 한계가 있다. 사후확인제로 강화된 층간소음을 적용할 경우 전체 공사비가 늘어나게 된다. 이동훈 리모델링협회 정책법규위원장은 "사후확인제가 신축 아파트를 기준으로 설계한 제도여서 리모델링은 이를 맞추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사후확인제를 통과하기 위해 리모델링주택의 슬라브를 두껍게 시공하는 경우 공사비 증가 등 사업진행에 어려운 부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사후확인을 받지 않은 기존 가구의 바닥구조에 층간소음 차단성능 1·2등급 바닥구조를 새로 시공하는 경우 시공사에 일부 사업비를 융자지원키로 했지만,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직접적인 시공비 지원이 아니라 사업비를 저리로 빌려주는 융자다. 사업성에 민감한 조합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 의문"이라며 "특히, 리모델링은 기존 골조를 유지하기 때문에 기능성 마감재만으로는 (소음방지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층간소음 사후확인제는 지난달 4일 이후 아파트의 사용승인을 받기 전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의 검사결과를 관련 기관에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검가시관은 성능검사 결과가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 사업주체에게 보완 시공, 손해배상 등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