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금 아깝다" 세계적 조롱거리 '대왕오징어' 반전…"경제효과 58억"

뉴스1

입력 2022.09.07 10:51

수정 2022.09.07 10:51

노토마을에 대왕오징어를 보러온 관광객들. (트위터 갈무리)
노토마을에 대왕오징어를 보러온 관광객들.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일본의 한 해안가 시골마을에서 코로나 지원금을 들여 제작해 논란을 불렀던 대형 오징어 조각상이 설치비 몇십 배 이상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월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마을은 코로나19 구제기금으로 지원받은 8억엔(약 77억3000만원) 중 2500만엔(약 2억4000만원)으로 길이 13m의 분홍색 '대왕오징어 조각상'을 만들었다. 총 설치비 2700만엔 중 2500만엔을 코로나 지원금으로 썼다.

마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관광산업에 큰 타격을 입은 마을에 국내외 여행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설치했다"고 밝혔지만 이를 두고 비난의 목소리가 컸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과연 이 조각상의 효과가 오징어 크기만큼 클까"라며 조롱했고 일본의 누리꾼들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에 세금을 쓰는 것은 잘못됐다", "이 지역이 지원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등의 의견을 내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다.

또 이 대왕오징어 상의 이야기는 AFP통신, BBC 등의 주요 외신에서도 일제히 거론되며 창피를 당했다.


그런데 최근 노토 마을에서 대왕오징어 상의 설치로, 설치비의 약 22배인 6억400만엔(약 58억원)의 경제 효과가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놀라움을 주고 있다.

경제효과의 구체적인 산출 방법에 대해 노토 마을 관계자는 "이는 어디까지나 이시카와현 전체의 경제효과"라며 "일반적으로 경제효과를 산출할 때 사용되는 이시카와현의 산업관련표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조사 업체는 지난 6월 초순부터 8월 하순, 대왕오징어 상이 설치된 몰에서 방문 이유와 지출액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방문한 이유에 대해서는 1125명 중 506명(45%)이 '오징어상을 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또 몰 방문자가 실제로 계산대를 이용하는 비율은 77%였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의 몰 방문자 수는 약 16만5000명 정도였고 이중 45%인 약 7만4000명이 오징어상을 보러 온 것으로 추산, 이 인원이 몰을 방문했을 때 쓴 지출을 이시카와현 산업 연관표에 적용해 경제효과 6억엔을 산출한 것이다.

또 대왕오징어 조형물은 국내 TV 36곳, 해외 TV 9곳, 신문사 21곳, 잡지사 10곳 등에 보도되면서 18억엔 상당의 광고홍보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도 분석됐다.

다만 이 조사는 마을 공모에 지원한 경영 컨설턴트가 무보수로 경제효과를 산출한 것이라는 점과 대왕오징어 건설 비용 2700만엔과 이시카와현 전체의 경제효과 6억엔을 비교하는 것이 정당한가 하는 점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대왕오징어는 트위터 등의 SNS에서도 3만4000건 가까이 언급됐으며, 지금도 월평균 1000건의 언급량이 나오는 등 여전히 관심이 뜨겁다. 대왕오징어 다리에 잡힌 듯한 재밌는 사진을 SNS에 올리는 것이 유행하면서 젊은층 방문도 급증했다.

한 관광업 종사자는 "오징어상에 대해 매스컴이 떠들면서 실제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노토 마을 관계자는 "대왕오징어를 보기 위해 오게 되면 그만큼 오징어를 먹어주고 또, 숙박을 하고 가는 사람도 있다. 이것만 해도 건설비의 본전은 뽑았다고 생각한다.
경제효과 6억엔이라는 보도가 또다시 노토마을에 사람들을 불러들일 수 있을 것 같다"며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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