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가수 임재범이 7년 공백기를 깨고 정규 7집을 마무리짓는다. 마지막 3막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진심을 노래한다.
임재범은 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정규 7집 '세븐 콤마'(SEVEN,) 발매 기념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임재범이 7년의 공백기를 깨고 발표한 '세븐 콤마'는 프롤로그곡 '위로'와 1막 '집을 나서며...', 2막 '빛을 따라서...', 3막 '기억을 정리하며...', 그리고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우주의 전설 (Acoustic.Ver)', '어나더 라이프 (Another Life) (메모리즈...속으로.Ver)'까지 총 13곡으로 지어진 뮤지컬과도 같은 앨범이다.
7년의 공백을 표현하는 중의적 의미의 '세븐'과 이제 쉼을 멈추고 비로소 숨을 쉬며 전진하겠다는 ',(콤마)', 즉 숨표가 더해진 '세븐 콤마'로 돌아온 임재범은 3개월에 걸쳐 팬들에게 진심이 담긴 곡을 선물했다.
그는 지난 2017년 6월 아내와 사별하고, 2020년 1월엔 부친을 떠나 보내며 슬픔의 시간을 보냈다. 자연스레 7년이라는 긴 공백기도 가지게 됐다.
이후 올해 6월부터 정규 7집 1막으로 돌아온 임재범은 "많이 힘들었다"라며 "어떤 분들은 7년 동안이나 그렇게 나타나지 않을 이유가 있겠느냐 그러는데 그 시간 동안 그 상처들이라는 게 쉽게 지워지지 않더라, 자꾸 되뇌어져서"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벗어나려고 애는 써봤지만 또 쓰러지고 그랬다"라며 "더욱이 그런 상처가 있다 보니 사람들 만나면서 잊어보라는데 만나기도 싫고, 음악도 듣기 싫고, TV도 다들 웃고 그러니까 보고 싶지 않고, 그래서 저를 가두다 보니까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아예 음악을 듣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녹음을 하는 만큼 힘들었다고도 말했다. 임재범은 "처음 녹음하러 들어갈 때 소리가 안 나오더라, 그전에 어떻게 발성을 했는지조차도 몸에서 까먹었다"라며 "어떻게 이 소리들을 냈는지 찾아가는 시간이 걸렸고, 제 옆에서 움직여온 PD가 힘내라고 용기 주고, 발성하는 법도 계속 응원하면서 찾아가다 보니까 그전에 최고로 잘 나온 소리만은 못하지만 조금이나마 소리를 찾아가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딸의 반응에 대해서는 "딸과는 친구처럼 지내는 편이라, 예전 집사람 살아있을 때처럼 친구처럼 물어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본 녹음 끝나고 나서는 제3자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라며 냉철하게 말해주더라"며 "아빠라서 자랑스럽다는 말은 안 해준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해줘서 힘내서 녹음하곤 했다"고 덧붙였다.
정규 7집의 3막 '기억을 정리하며...'는 2막에서 얻은 빛의 희망을 들고 가족의 상징이자 상처이기도 했던 집으로 다시 돌아와 창을 열고, 지난 시간들의 모든 감정과 기억들을 돌아보며 버릴 감정과 간직할 마음을 하나하나 정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타이틀곡 '아버지 사진'을 비롯해 '내가 견뎌온 날들', '너란 사람'이 수록됐다.
'아버지 사진'은 상처와 갈등의 시간만을 보내며 미워한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느끼는 자식의 복잡한 마음을 담은 곡이다. 매드 소울 차일드의 이상열 작곡가를 필두로 류영민 작곡가와 채정은 작사가가 의기투합했다.
임재범은 부친인 고 임택근 전 아나운서에 대한 솔직한 심경도 밝혔다. 임재범의 부친인 고 임택근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20년 1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 전 아나운서는 생전 다소 복잡한 가족 관계로도 유명했다.
그는 "제가 아버지를 많이 미워했다"라며 "보도된 것처럼 아버지에 대한 미움이 있었는데, 이별은 미움을 덮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아버지가 떠나가시고 난 다음에 염하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무너졌다, 어찌됐든 좋은 부분도 있는데 미운 부분도 있었고, 아버지에 대해서 안 좋게 얘기한 부분도 있어서,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죄송한 부분도 있다"라며 "정말 아버지 영정사진 가지고 내려오면서도 미운 사람을 떠나보냈다기보다는 세상에 더 이상 아버지가 없다는 마음, 죄송함, 그런 마음이었다"고 고백했다.
다시 노래로 돌아온 임재범은 "음악이라는 거 자체에 대해서, 제 인생에서 노래는 숙명인 것 같다"라며 "사실 그 힘든 시간 동안 노래를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컸고, 다른 길로 가볼까 생각도 했는데 결국은 오늘 이렇게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고 있다, 원하는 곳과 가야할 길이 다른 것 같다 제 생각에는"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목소리에 힘이 빠진 건 사실이다"라며 "예전에 폭발적인 가창력이라고 해주셨는데, 항상 다들 높게 평가해주셔서 그걸 맞추려면 힘들었다, 우사인 볼트 친구처럼 뛰어야 했는데 저도 이제 인생 말년 병장에 들어간 것 같고 힘도 많이 빠진 게 사실이다"라며 미소지었다.
임재범은 정규 7집과 함께 오는 10월 29일, 3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돔(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개최하고 전국투어의 포문을 연다. 그는 "(매진은) 바라지 않는다"라며 "욕심은 전혀 없고, 오시는 분들에 대해서 최선을 다해 노래할 것이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임재범의 정규 7집 3막은 이날 오후 6시 발매된다. 이어 오는 8일 에필로그곡 '홀로 핀 아이'와 보너스 트랙 2곡이 수록된 피지컬 앨범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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