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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IT템] 한국의 인공태양 운전방식 세계가 인정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8 06:30

수정 2022.09.08 06:30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법 '네이처'에 발표
향후 핵융합 실증로 운전 기술개발에 기여
KSTAR 진공용기내부 내부.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KSTAR 진공용기내부 내부. 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의 '인공태양'인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을 운전하는 방식이 세계 과학기술계에서 인정 받았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의 KSTAR 연구본부가 지난해 KSTAR 플라즈마 실험에서 핵융합발전의 핵심 조건인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을 3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한바 있다. 이때 적용한 독창적 운전방식이 세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일(한국시간) 발표됐다.

고속이온의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이번 성과는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및 핵융합 실증로 운전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서울대 공동 연구팀은 KSTAR의 초고온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성과를 분석해 새로운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방식을 발견했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만들어 미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핵융합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초고온·고밀도 상태의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장시간 안정적으로 가두는 기술이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플라즈마 운전 방법은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 모드라 불리는 'H-모드'다. 이는 상용로 운전을 위한 기본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방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세대 운전 방법 개발의 기준 지표가 되고 있다.

하지만, H-모드에서는 플라즈마 가장자리에 형성되는 장벽을 활용하는데, 가장자리의 압력이 임계치를 넘어가 풍선처럼 터지는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이 발생한다. 이 현상은 핵융합로 내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ELM을 제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한편, 더욱 안정적인 플라즈마 운전 모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KSTAR의 운전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검증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현선 박사는 "플라즈마를 가열할때 발생한 높은 에너지의 입자들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시켜 플라즈마 온도를 급격히 높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를 새로운 운전모드인 '빠른 이온 조절 기능 향상(FIRE) 모드'로 명명했다.

이는 기존 H-모드 대비 플라즈마 성능을 개선했다. 이와 동시에 H-모드의 단점인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이 발생하지 않고, 운전 제어도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즉 미래 핵융합 상용로의 플라즈마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연 셈이다.

서울대 나용수 교수는 "FIRE 모드는 예측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다가 새롭게 얻어진 창의적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한국의 핵융합 연구가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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