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장거리 운전에, 전 부치랴, 청소하랴… 추석 연휴 ‘디스크 주의보’ [고향가는 길, 건강하게]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09 04:00

수정 2022.09.09 04:00

명절 이후 디스크 환자 급증
장시간 가사노동·운전·TV 시청
목·허리·무릎 등 관절에 악영향
어르신들은 증상 방치때 만성화
디스크 의심 증상 반복된다면
병원방문해 전문적인 진료 받아야
이르게 찾아온 이번 추석은 일상회복 이후 처음으로 맞는 명절로 감염병에 대한 주의를 한다면 코로나19 전처럼 명절을 보낼 수 있다.

3년 만에 찾아온 이번 대면 명절은 코로나19와 독감 등 감염병은 물론 목과 무릎 등 관절건강도 잘 챙겨야 무리 없이 지나갈 수 있다.

추석연휴 기간에는 장시간 요리를 하거나 청소, 설거지 등 가사노동이 많다. 또 장거리 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고 또 좋지 않은 자세로 TV를 오랫동안 시청하게 되는 등 목과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활동이 빈번하게 이뤄진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8일 목과 무릎에 발생하는 통증은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나아지는 경우가 있지만 어르신들의 경우 방치하면 만성화되고 향후 오랜 치료 시간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목과 무릎건강 취약 시기인 명절 계기 건강상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절 후 목디스크 환자 급증

일반적으로 주부들은 명절 기간 장시간 요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목이나 상체가 앞으로 내밀어지면서 목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지는 경우가 많다.
가족들이 상주하는 연휴인 만큼 설거지, 청소 등의 집안일도 평소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 목뼈와 뼈 사이의 디스크(추간판)가 지속적인 압박을 받게 된다.

이때 증상이 악화되면 디스크가 제자리를 이탈할 수 있는데 심할 경우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는 목디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40~60대 여성 목디스크 환자 수는 매월 6만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추석과 설날이 있는 9월과 2월 이후에 크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월에 5만9000여명에 달했던 환자 수는 설 이후 한 달 새 6만6000여명으로 급증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명절 전과 후로 자신의 목건강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목덜미의 뻣뻣한 느낌이나 통증, 두통 등 목디스크 의심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전문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목디스크 치료법으로 한의학에서 추나요법과 침치료, 약침, 한약 처방 등을 병행하는 한방통합치료를 권한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는 일이 많은 주부의 경우 치료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 조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습관은 목뼈의 피로감을 높이기 때문에 한 시간에 한 번씩 목을 천천히 돌리며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명절처럼 목 근육이 경직되기 쉬운 날에는 온찜질을 하면 손상된 근육과 인대 회복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집안일이 집중되는 시기인 만큼 모든 가족이 나서 일을 골고루 분담하는 것이 좋다.

박원상 광화문자생한방병원 병원장은 "뻣뻣하게 뭉친 목 근육 주변에 침을 놓아 부드럽게 이완하고 통증이 심할 경우 한약재 유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놓아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빠르게 제거한다"며 "환자의 세부 증상 및 체질에 맞는 한약을 복용하면 경추 주변 조직에 영양을 공급해 높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추석연휴 기간 무리가 갈 수 있는 관절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칫하다가는 퇴행성관절염이 찾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절염, 방치하면 보존치료 못하고 수술

퇴행성관절염은 뼈를 보호하고 관절운동을 부드럽게 해주는 연골이 손상돼 염증 및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바닥에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하는 활동은 무릎건강을 해친다. 퇴행성관절염을 단순히 노화에 따른 것으로 생각해 방치하다가는 훨씬 긴 치료 기간이 소요돼 생활 속에서 조심하고 통증이 생기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나이가 있는 부모님들이 무릎에 통증이 있고 오래 걷는 것을 힘들어하며 걷는 도중 쉬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절뚝거린다면 퇴행성관절염이 의심된다고 볼 수 있다. 이때는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무릎에 생긴 관절염의 치료법은 다양한다. 심각성 정도와 연골의 손상 수준에 따라 다르다. 초기라면 체중조절과 약물치료 및 주사 등 보존적 치료로도 진행을 멈출 수 있다. 히알루론산 연골주사를 6개월에 한 번씩 맞아도 좋다. 히알루론산 연골주사가 윤활제 역할을 해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주고 마모도 막아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는 퇴행성관절염인 경우 통증의 원인에 따라 연골판 부분절제술이나 연골성형술 등으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해볼 수 있다.


연골 손상이 심한 말기 관절염으로 진행된 경우 손상된 부위를 제거하고 인공관절로 대체해주는 인공무릎관절치환술(인공관절)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인공관절 환자 7만7384명 중 94%는 60대 이상으로 나타났다.


허재원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평균수명과 노인 체력 증가 등으로 인해 신체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무릎의 인공관절 수술의 연령대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85세가 넘으면 수술을 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현재는 고령자 수술의 기술적인 부분이 발전하면서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질환자도 수술 전후 혈당과 혈압을 조절하고 감염에 대한 예방조치가 뒷받침된다면 안전하게 인공관절 수술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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