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1) 김명규 기자 =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관인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이하 전시관)'이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개관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77번째 양력 생일(9월1일)에 맞춰 문을 연 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삶과 철학, 민주주의의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미처 가보지 못한 시민들을 위해 <뉴스1>이 전시관을 둘러봤다.
노랗게 물들어가는 김해 진영 들녘을 지나 봉하마을에 도착하면 기존 노 전 대통령 추모의 집이 있던 자리에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이 들어서 있다. 전시관의 명칭은 노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는 어록에서 착안됐다.
건축 연면적은 4121㎡ 규모로 218억원을 들인 건물 등은 김해시가 소유하고 노무현재단 봉하기념사업단이 수탁 운영한다. 설계는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양산 문 전 대통령 사저를 설계한 승효상 건축가가 맡았는데 승 건축가는 설계 비용을 김해시에 기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전시관은 2층 규모로 1층은 10개의 전시실로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와 함께 참여정부의 자료, 사진, 기록물을 소개하는 노무현기념관이, 2층은 기획전시공간, 가족쉼터, 세미나실, 기념품점, 다목적홀 등이 마련돼 있다.
입구는 전시관 2층과 이어져 있는데 1층에 위치한 전시실을 관람하려면 무인발권기에서 입장권을 구입해야한다. 김해시 조례에 따라 어른 입장료 2000원, 어린이 1000원(김해시민 50% 할인)을 받고 있다. 입장료는 김해시 관광수익으로 잡혀 지역을 위해 쓰인다.
노무현재단은 개관 일주일이 지나 점차 방문객들이 늘고 있으며 이번 추석 연휴를 비롯해 앞으로 다가올 주말에는 일일 평균 1000여명의 방문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추석 당일에만 휴관하고 나머지는 문을 여는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오후 5시까지만 입장할 수 있다.
10개의 전시실 중 첫번째 전시실의 전시 주제는 '재의 역사'다. 노 전 대통령 출생 전후 혼란스러웠던 우리민족의 역사를 한쪽 벽면에 채운 미디어아트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잿더미처럼 황폐하고 척박한 땅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민주주의 발전이 이뤄졌다는 뜻에서 ‘재의 역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1전시실을 지나 각 전시실로 향하는 복도 벽면 왼쪽에는 우리나라 역사와 세계사의 흐름, 오른쪽 벽면에는 노 전 대통령의 일대기가 나란히 게시돼 있어 걸어가며 시기별 여러 기록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2전시실(낮은 땅에서 올라오는 싹)은 노 전 대통령의 유년기부터 사법시험을 거쳐 판사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까지 성장과정, 3전시실(아스팔트 위의 불꽃)은 인권변호사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노무현에 대한 기록이 전시돼 있다. 인권운동을 위해 아스팔트 위에 앉아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뒷모습이 인상적이다.
4전시실(육성의 방)은 노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어둡고 조용한 공간에 설치돼 있는 버튼을 누르면 조명이 연설 글귀를 비추고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이 나온다. 이 곳에선 노 전 대통령을 대표하는 명연설 12개를 들을 수 있다.
5전시실(바보 노무현, 그리고 노사모)은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기대와 희망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으로 '노사모'의 활동 사진과 영상, 응원 글 등이 전시돼 있다. 이 전시실 중앙의 투명기둥 안에는 2002년 대선 당시 노사모 회원과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던 노란색 희망저금통이 가득 들어있다.
6전시실(우람한 나무)에는 벽면과 천장, 바닥까지 6면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당선 순간과 민주주의를 '우람한 나무'로 표현했는데 마치 숲 속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7전시실(참여정부의 대한민국, 있었던 그대로)에는 참여정부 국정운영과 함께 당시 사회분위기,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언론보도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당시 국정운영에 대한 여러지표와 인터뷰 자료, 신문지면 등을 통해 참여정부 5년간의 기록이 전시돼 있다. 10개 전시실 중 가장 크고 많은 기록물이 전시돼 있다.
8전시실의 주제는 '대통령의 귀향 - 봉하마을'이다.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서울에서 고향으로 돌아온 첫 번째 대통령인 시민 노무현의 모습과 아름다운 농촌마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행적 등이 담겨 있다.
9·10전시실(천둥 속에서·너무 슬퍼하지 마라)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과 서거 등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길을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신었던 등산화를 끝으로 다른 전시물 없이 하얀 복도가 이어지는데 마지막까지 전시관을 둘러본 관람객이 느낀 감정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어 복도 끝에는 관람객을 바라보며 환한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는 노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이 걸려있다.
관람을 마치고 전시관에서 나오면 봉하들녘 너머 나즈막한 '뱀산' 기슭에 작은 초가집이 보인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 등의 고증을 거쳐 옛 모습 그대로 복원됐다는 '마옥당'이다.
노 전 대통령이 1966년 자신의 생가서 500m 가량 떨어진 이곳 산자락에 토담집을 지어 '마옥당'이라고 이름 붙이고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곳이다. 마옥당은 학문을 갈고닦는다는 뜻의 고사성어인 절차탁마(切磋琢磨)에서 따왔다. 노무현재단은 안내소 운영 준비 등을 마치고 10월 중으로 마옥당을 정식개방할 예정이다.
노무현재단은 "과거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기념관의 성격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는 지역공동체의 거점이자 민주주의의 정원으로 거듭나도록 하는 것이 전시관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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