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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투자 A-Z] ①AI 시대, 이제는 투자도 '인공지능'으로

뉴스1

입력 2022.09.09 08:10

수정 2022.09.09 09:08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이 급성장하면서 생활 곳곳으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금융투자 분야도 마찬가지인데요. 국내에서도 2016년 무렵 처음 로보어드바이저가 소개된 이후 활발하게 투자일임·자문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뉴스1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해부해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무엇이고 어떤 투자자에게 적합한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이용하기 전 따져봐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는 2002년 미국에서 처음 사용된 명칭으로 로봇(Robot)과 투자전문가(Advisor)를 합한 말입니다. 쉽게 말해 로봇 투자전문가에게 돈을 맡기는 투자 방법입니다.
고객이 입력한 투자성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각종 경제지표와 개별 기업 정보를 분석해 알아서 투자를 대신해줍니다. 일임과 자문 서비스가 있는데, 일임은 모든 의사결정을 인공지능에 전적으로 맡기는 반면 자문은 최종 투자판단에 투자자가 개입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복잡한 경제지표·기업 분석을 빠르게…발 빠른 시장대응

인공지능이 활용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람이 직접 처리하기에는 투자에 필요한 정보가 너무 방대해진 탓입니다. 사람이 직접 물가 상승률과 실업, 각종 원자재 가격, 금리 변동 등 모든 경제지표를 챙겨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개별 기업 재무제표를 일일이 살펴보는 것도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넘쳐나는 데이터를 빨리 처리하고 현재 상황에서 최적인 투자판단을 도출해내는 데는 사람보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훨씬 더 유리합니다.

다만 알고리즘을 어떻게 설계하고 구성할지는 결국 사람 몫입니다. 또 알고리즘에 어떤 데이터를 넣을지와 도출된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지도 마찬가지로 사람이 해야 합니다.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업인 콴텍의 이상근 대표는 "인공지능에도 결국에는 사람의 인사이트(통찰력)가 개입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이 역량이 뛰어난 인력으로 알고리즘을 잘 개발하고 최대한 투자에 잘 활용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셈입니다.

장점부터 살펴보면 편리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일일이 뉴스를 찾아보면서 신경 쓰지 않아도 인공지능이 알아서 투자해주니 직접투자보다는 편합니다. 요즘 같이 기준금리 인상이나 환율 급등 같은 변화가 시장에 닥치더라도 로보어드바이저는 데이터와 시장상황을 분석해 자산을 자동으로 리밸런싱(재배분)해줍니다. 로보어드바이저 기업들도 저마다 자사가 지닌 리밸런싱 능력을 강조하며 서비스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화된 서비스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편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있습니다. 복잡한 절차 없이 앱에서 계좌를 만들고 일임·자문 계약을 체결한 다음 투자 시작에 필요한 금액을 입금하면 됩니다. 투자금을 늘려야겠다고 생각되면 계좌에 돈을 더 입금하면 끝입니다. 인공지능이 늘어난 투자금을 감안해 포트폴리오를 정비하고 투자전략을 새로 수립합니다. 과거 부유층만이 전유하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제는 누구나 소액으로도 쉽게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단기 수익 본다면 답답함 불가피…"적어도 3년 이상 투자"

단점도 물론 있습니다. 수익률이 답답할 수 있다는 대목이 가장 큽니다. 개별 종목을 담는 곳도 있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대체로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분산투자를 중요시합니다. 위험을 줄여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상승장일 경우 직접투자보다도 성과가 저조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 유동성에 힘입어 펼쳐진 상승장에서 인공지능이라고 맡겼더니 사람보다도 못하더라는 투자 후기가 줄줄이 나왔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단점이 또 하락장에서는 진가를 발휘합니다. 코스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체 위험중립형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의 평균 수익률은 -5.0%였습니다. 글로벌 긴축 여파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2분기는 하락장이 이어진 시기였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도 하락장 앞에서는 손실을 피하진 못했지만 비교지수로 주로 사용되는 코스피200 지수보다는 수익률이 큰 폭으로 높았습니다. 2분기 코스피200 지수 수익률은 -15.98%입니다.

업계에서는 적어도 3년 이상 꾸준하게 투자할 계획인 경우 로보어드바이저가 적합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장기 성과를 추구해 단기 성과를 바라는 고객에게는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제공해드리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장기 성과를 추구한다는 점 때문에 리밸런싱 역량이 더 중요해집니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상승장에서는 수익을 충분히 내야 장기 성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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