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애플이 아이폰14 고급 모델에서 화면 윗부분이 움푹 파인 '노치'(Notch)를 5년 만에 빼고 움직이는 '펀치홀'을 넣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의 '펀치홀' 디자인과 차별화를 두고, 또 '펀치홀' 자체를 거슬려하는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사용자 경험(UX)을 주기 위해서다.
애플은 8일 오전 2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티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 4종을 발표했다.
이번 시리즈는 △아이폰14 기본(6.1인치) △아이폰14 플러스(6.7인치) △아이폰14 프로(6.1인치) △아이폰14 프로 맥스(6.7인치)를 포함한 네 가지로 구성됐다.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고급 모델 2종(프로·프로맥스)에 '노치'가 사라지고, 카메라 모듈 부분만 뚫어놓은 알약 모양의 '펀치홀'이 들어간 것이다.
노치는 지난 2017년에 나온 아이폰X(텐)부터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3까지 적용됐는데, 특유의 모양 때문에 'M자 탈모'로 불렸다. 애플은 새 펀치홀 디자인에 '다이나믹 아일랜드'(Dynamic Island)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펀치홀은 '다이나믹'이라는 명칭처럼 사용자의 애플리케이션(앱) 활용에 따라 자유자재로 크기를 바꾸며 디스플레이 창 역할을 한다. 눈에 거슬렸던 노치가 사용자의 멀티태스킹을 돕는 도구로 탈바꿈한 것.
대표적으로 알림·경고 등을 표시해준다. 예를 들어 게임 앱을 하다 전화가 오면, 화면 위쪽에는 옆으로 길쭉한 알약 디자인이 커지고, 발신자 이름과 사용자가 설정해 놓은 이미지가 나타난다.
사용자의 멀티태스킹도 돕는다. 음악을 듣다 창을 바꾸면, 현재 어떤 음악이 재생되고 있는지가 늘어난 타원형 펀치홀에 표시된다.
애플은 '다이나믹 아일랜드'를 구현하고자 '근접 센서'의 위치를 바꿨다. 기존에는 화면 상단의 '노치'에 센서를 뒀다면, 이번에는 전면 디스플레이 뒤에 배치한 것이다.
여기서 '근접 센서'는 통화시 사용자가 의도하지 않은 터치가 발생하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탑재된 것을 말한다. 사용자가 통화를 위해 휴대전화를 귀에 가져가면, 이를 인식해 화면을 꺼준다.
이번 '다이나믹 아일랜드'에는 애플만의 철학이 담겼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2019년 갤럭시S10때부터 '펀치홀' 디자인을 써온 삼성전자와 차별점을 두고, 또 펀치홀을 거슬려하는 소비자의 불만을 UX로 극복하려 했다는 게 핵심이다.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고화질 디스플레이에도 '레티나'라는 이름을 직접 만들어 쓰는 등 일종의 세계관을 중요시 한다"며 "펀치홀이 겉으로 볼 때 흉한 구조로 볼 수 있는데, 여기에 의미를 새기고자 UX 측면에서 알림 등 기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제품의 국내 출시일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고환율 영향으로 국내 출고가는 크게 인상됐다. 최고가 모델은 '프로맥스 1테라바이트'(TB) 모델로 250만원으로 전작보다 33만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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