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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치료에 한걸음 더…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1 09:00

수정 2022.09.11 09:00

KBSI-이화여대 연구진, 파골세포에 영향 주는 효소 발견
골다공증. 게티이미지 제공
골다공증.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골다공증을 치료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할 수 있는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이 효소는 뼈를 분해하는 파골세포가 만들어지고 없어지는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새로 발견된 효소를 조절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다면 향후 골다공증이나 퇴행성 골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서울서부센터 황금숙 박사팀과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이수영 교수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분지사슬아미노산(BCAA)의 변화를 조절하는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BCAA는 파골세포가 분열하면서 늘어나는 것을 촉진하는 대사물질이다.

황금숙 박사는 "파골세포의 대사물질 분석을 통해 골격 질환의 잠재적 치료 표적을 발굴한 성과"라고 말했다.


뼈는 낡은 뼈를 분해하고 없애는 파골세포와 새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뼈가 분해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뼈가 새로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뎌지면서 뼈에 구멍이 생기는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지기도 한다.

연구진은 KBSI 서울서부센터의 800 ㎒ 핵자기공명분광기-질량분석기 시스템을 이용해 뼈를 관찰했다. 이를 통해 파골세포가 분화가 진행될때 세포내 BCAA가 증가하고, 분화 후기단계에서 BCAA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때 BCAA 중 '발린'이라는 아미노산이 가장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또한 관련 효소 중 하나인 분지사슬아미노전달 효소1(BCAT1)이 파골세포가 떠 빨리 분열하게 도와준다는 것도 알아냈다.

즉, BCAT1이 줄어들면 BCAA에 의한 변화도 줄어 파골세포의 성숙을 막을 수 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골다공증 치료 연구는 파골세포의 분화 또는 활성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
반면, 연구진은 대사 과정에 초점을 맞춰 분지사슬아미노전달 효소1(BCAT1)이 뼈세포 형성과 항상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이화여대 이수영 교수는 "분지사슬아미노전달 효소1과 분지사슬아미노산이 골세포 성숙과 뼈 대사를 조절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생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실험 및 분자의학(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지난 6월 27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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