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스웨덴)=박소현 기자】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시 중심가인 티센트럴 역 인근. 스톡홀름 내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이 곳에서는 스웨덴의 각 정당이 부스를 차리고 이틀 앞둔 '2022 스웨덴 선거' 운동에 여념이 없었다. 스웨덴 선거는 100% 비례대표제인 만큼 선거 운동에서 정당이 중심에 서고 자연스럽게 정책을 중점적으로 홍보한다. 지역구마다 후보를 내는 한국 선거에서는 정책 보다는 인물 중심의 선거로 흐를 때가 많다.
지난 2주 간 선거 현장을 수 차례 찾았지만 각 정당은 부스 앞에서 당의 핵심 정책이 담긴 홍보물을 나눠주면서 당원과 유권자가 삼삼오오 모여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즉, 스웨덴 유권자는 각 부스를 돌면서 정당의 핵심 정책을 질문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각 정당 부스에서는 교육, 일자리, 기후변화, 사회안전 등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투표하고 있었고, 학교 수업을 일찍 끝낸 학생들이 몰려와 부스를 돌면서 선거운동원을 인터뷰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학교 교사인 시마씨(55)는 "학교에서 중립적인 관점에서 정치 토론을 권장한다"면서 "아이들이 수업에서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 사전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웨덴 정치에서 당의 얼굴은 당 대표로 이들은 지역을 돌면서 유세에 나선다. 하지만 한국과 같이 당의 간판급 정치인이 총출동해 수많은 군중 앞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대규모 유세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실제 기자는 지난 3일 티센트럴 근처 사회민주당 부스 앞에서 스테판 뢰벤 전 스웨덴 총리를 만났다. 그는 마이크조차 들지 않았고 지지자들과 사진만 찍었다. 뢰벤 전 총리는 기자에게 "(반난민 공약이 인기를 얻더라도) 스웨덴에서 남녀는 평등하고, 난민을 포함해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사민당의 핵심 가치는 변치 않을 것"이라면서 "사민당은 이번 선거에도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각 사민당 근처 중앙당 부스에서는 안니 뢰프 중앙당 대표는 50명도 되지 않는 소규모 지지자 앞이지만 눈을 일일이 마주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지난달 24일부터 사전 투표를 시작하는 등 사전 투표 기간이 19일에 달하는 점도 한국과 달랐다. 스웨덴의 선거 투표율은 지난 2014년에 85.8%, 2018년에 87.2%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투표율이 높은 이유로 긴 사전투표 기간이 꼽힌다. 스웨덴 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가 동시에 열리고, 여론조사 공표금지 기간이 따로 없어서 선거 이틀 전까지도 여론조사가 발표된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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