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결속력은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며칠 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면서 영연방이 흔들리고 있다. 왕위는 찰스 3세가 이어받았지만 입헌군주제와 영연방의 상징적 구심점으로서 카리스마가 약화된 탓일까. 영국 내에서 군주제 폐지론이 재론되면서 뉴질랜드·호주에서도 유사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12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공화국 전환과 관련한 질문에 "결국 뉴질랜드가 향해야 할 길"이라고 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임기 내 공화국 전환을 위한 국민투표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제3당인 녹색당의 애덤 밴트 대표는 "공화국이 돼야 한다"는 이견을 나타냈다.
아일랜드가 1948년에, 짐바브웨가 2003년에 각각 영연방을 탈퇴했다. 뉴질랜드와 호주에서 군주제 폐지론이 불거진 건 이보다 영연방의 미래에 훨씬 불길한 신호다. 인종, 언어, 종교 등 앵글로색슨 문화를 공유하는 이들 국가마저 인도, 가나 등처럼 공화정을 지향한다면 장기적으로 영연방을 벗어나려는 원심력으로 작용할 게 뻔해서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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