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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세계 기후위기 대응, 잘못될 길로 빠져"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9.14 04:32

수정 2022.09.14 04:32

[파이낸셜뉴스]
전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유엔이 13일(현지시간) 경고한 가운데 홍수로 길이 잠긴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시민들이 물살을 헤치고 출근 길을 서두르고 있다. AFP연합
전세계의 기후위기 대응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유엔이 13일(현지시간) 경고한 가운데 홍수로 길이 잠긴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시민들이 물살을 헤치고 출근 길을 서두르고 있다. AFP연합

기후변화 충격이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파괴적인 영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13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유엔 산하 기관들이 공동으로 조사해 분석한 기후위기 관련 최신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세계기상기구(WMO) 주도로 이날 공개된 최신 보고서는 전세계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잘못된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각국이 지구 온도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미만으로만 오르게 제한한다는 전략 적용에 실패하면서 지구가 기후위기 티핑포인트 수준에 한발짝 더 다가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티핑포인트는 조그만 추가 변화만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불러일으키는 단계를 뜻하는 말이다.

기후위기는 이미 지구 곳곳에 심각하고 더 잦은 기상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구테헤스 사무총장은 동영상 메시지에서 유럽 폭염, 파키스탄 홍수를 예로 들며 "이같은 재앙들의 이 새로운 거대한 규모는 결코 자연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석연료(확보를 위한) 무한경쟁은 지금 당장 끝내야 한다"면서 "이는 항구적인 기후 혼란과 고통을 만드는 조리법"이라고 덧붙였다.

지구 온실가스 배출은 코로나19 팬데믹 봉쇄 기간 일시적으로 줄었다가 일상 생활 복귀 속에 다시 급증해 지금은 팬데믹 이전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늘었다.

보고서에 실린 예비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 규모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 증가했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지난 7년 전세계는 관측사상 가장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전세계 평균 기온은 이미 산업화 이전에 비해 1.1℃ 높아졌다.

과학자들은 2026년이 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1.1~1.7℃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기후위기 티핑포인트인 1.5℃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아울러 전세계 각국의 대응이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고 경고했다. 지금 전략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1.5℃ 이내로 제한한다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없다면 이번 세기 말 전세계 평균온도는 2.8℃ 더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보고서는 이외에도 기후 위기를 심화하는 요인들이 즐비하다고 경고했다.

열대지역의 열기를 북반구로 이동하는 해류 흐름이 지금은 1000년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둔화됐다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류 이동 속도가 크게 떨어지는 바람에 역사상 최악의 악천후가 반복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전세계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홍수, 폭염, 가뭄, 산불, 태풍 등 기후변화 충격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2050년대에는 전세계 도시 거주민 16억명 이상이 3개월 평균 온도가 최소 35℃에 이르는 정기적인 폭염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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